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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있는 2012년. 20년 만에 찾아온 선거의 해를 맞아 정치인들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예능 출연에 나섰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무소속 강용석 의원 등이 그 주인공이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를 모은 세 사람이 예능을 통해 대중적 이미지를 알리는데 성공했겠지만, 과연 잃은 건 없을까. 그 득과 실은?
박근혜 위원장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에서 비키니 사진까지 공개하고 저음의 ‘빙고’를 불러 신비주의를 벗는데 성공했다. 그는 방송에서 “실물이 더 낫지 않냐”라며 ‘깔대기’를 대기도 했고, “새우는 깡이 있고 고래는 밥이다”라는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모처럼 히트쳤네요”라며 웃는 장면은 그의 호감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하지만 아쉬운 점도 뒤따랐다. 안철수 교수를 “요즘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있는 교수”라고 힘겹게 설명한 부분이나,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에 대한 이야기는 ‘공주’의 이미지를 더욱 두텁게 했다. 더욱이 에둘러 말하는 특유의 화법은 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했다는 평을 낳기도 했다.
또 다른 대권주자라 불리는 문재인 이사장은 직설적인 언변으로 ‘힐링’ MC들을 놀라게 했다. ‘화성인’ 강용석 의원에 대해 “이분을 말하면 고소당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한 부분이나, 현 정권에 대한 해학적인 비판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현 정권에 불만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속이 다 후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더불어 공수부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격파를 요구받고 당당히 실패, “손이 아프다”고 말하는 모습은 정치인답지 않은 귀여움을 자아냈다. 또한 문 이사장은 정권에 대항하다 감옥에 간 사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에 관련한 사연 속에서 정치적 소견을 밝히며 자신의 이미지를 제대로 부각시켰다.
하지만 문 이사장의 방송분은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는 구축했으나, 예능적인 요소가 부족해 재미가 부족했다는 평이 뒤따르기도 했다.
위 두 사람과 달리 정치인으로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강용석 의원은 일반인도 출연을 꺼린다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고소·고발 집착남’으로 출연했다. 그는 3명의 MC에 휘둘릴 거라는 우려를 잠식하고 비호감 이미지를 돌리는데 성공했다.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아나운서들의 ‘공공의 적’이 된 강용석 의원은 “죄송하다. 하지만 사과하니까 사퇴 압력이 들어오더라. 내 정치 생명과 연관지어져있다”며 자신을 희화화해, 아나운서 출신 김성주의 공격을 사전 차단했다.
또 그는 “김구라를 롤모델로 삼았다”고 김구라를 구워삶기도 했고 “최효종 고소후 국회에서 왕따가 됐다”는 말로 웃음을 이끌어냈다. 박근혜 위원장과 문재인 이사장이 정치인으로서 신사적인 이미지를 갖췄다면, 강용석 의원은 예능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는 강 의원 상황에 비교했을 때 적절한 메이킹이었다는 평가가 다수 이어졌다.
한편으로, 일부 시청자들은 “호감으로 이미지를 돌리기엔 성공했지만, 신뢰감이 필요한 정치인으로서 이미지는 더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라며 강 의원의 ‘화성인’ 출연을 부정적으로 봤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 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 강용석 국회의원(맨위 왼쪽부터) 사진 = SBS 방송화면, tvN 제공]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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