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상대를 갖고 놀아보겠다"
김기태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꾼 LG 트윈스가 미디어데이에서 달라진 각오를 드러냈다. 3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LG는 김기태 감독과 간판선수인 이병규, 신인 조윤준이 참석해 새 시즌을 맞는 각오를 밝히고 취재진 및 팬들의 물음에 답했다.
가장 먼저 의지를 드러낸 것은 주장 이병규였다. 앞면에 주장(captain)을 뜻하는 알파벳 'C'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행사장에 등장한 이병규는 "상대 팀들을 재미있게 야구장에서 갖고 놀아보겠다"는 파격적인 발언으로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10년째 (포스트시즌에)못 가고 있는데 올해는 가야 한다. 그리고 가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병규는 팬들에게 올 시즌에도 LG를 성원해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앞서 홍성흔이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바란다는 의미로 "사직구장의 의자를 박살 내달라"고 하자 이병규도 지지 않고 "LG 팬들도 의자를 박살 내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김기태 감독은 이병규의 말 한 마디마다 반응을 보이며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상대 팀들을 갖고 놀아보겠다"는 말에는 시원하게 웃으며 크게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하지만 "10년째…"라며 이병규가 말을 쉽게 이어가지 못하자 쑥스러운 듯 웃으며 이마를 만지는 난감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감독과 선수가 한 마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신인으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조윤준도 강한 목표를 내걸었다. 조윤준은 "1군에 올라가 부상 없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올 시즌을 맞는 마음가짐을 표현했다. 신인으로서 평범한 목표였지만 뛰어넘고 싶은 선수가 있냐는 물음에는 "SK 박경완 선배님을 이기고 싶다. 최고를 넘어서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감춰진 승부욕을 드러냈다.
LG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02년 이후 9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9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긴 기록이다. LG 구성원 모두에게 불명예스러운 기록일 수밖에 없다. 미디어데이에서 명예회복을 위한 LG의 의지는 단연 돋보였다. LG는 과연 10년만에 팬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지난 3일 미디어에이에서 각오를 밝히는 LG 이병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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