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13탈삼진에 무실점. 그래도 승리는 그에게 다가오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괴물본색'을 드러내며 삼진쇼를 펼쳤다. 류현진은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탈삼진 13개를 잡아내는 등 8이닝 4피안타 13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0-0인 동점 상황에서 물러나 승리투수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개막전이었던 7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비교적 안정된 투구를 펼쳤지만 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은 달랐다. 아예 패전투수가 될 여지를 원천차단했다. 7회까지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이었다. 1회 첫 타자 정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이후 박재상과 최정을 슬라이더와 서클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했다. 2회 역시 박정권을 삼진으로 솎아내는 등 가볍게 삼자범퇴.
3회들어 첫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조인성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1사 1루에서 최윤석의 기습번트 때 1루수 장성호가 공을 더듬은 뒤 악송구까지 하며 1사 2, 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위기가 되자 전력 투구를 했고 정근우를 서클체인지업으로, 박재상은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냈다. '괴물본색'이 가장 잘 드러난 순간이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류현진에게 거칠것은 없었다. 4회 최정-안치용-박정권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모두 삼진 처리했다. 모두 슬라이더가 주효했다. 어느덧 5타자 연속 삼진.
5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1사 이후 조인성에게 볼넷, 이호준에게 우중간 안타, 최윤석에게 빗맞은 3루쪽 내야안타로 1사 만루를 맞은 것.
이 때 상대가 도움을 줬다. 3루 주자 조인성이 류현진의 투구와 동시에 홈을 파고드는 슈사이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지만 정근우가 번트를 대지 못했고 조인성이 포수 신경현에게 태그아웃됐다. 이어 정근우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6회들어 또 다시 위기 탈출 자축쇼를 펼쳤다. 4회에 이어 박재상-최정-안치용으로 이어지는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한 것. 박재상은 바깥쪽 직구로, 나머지 두 명은 서클체인지업으로 잡아냈다.
7회 역시 삼자범퇴로 간단히 막은 류현진은 조인성을 삼진 처리하며 탈삼진수를 '12'까지 늘렸다. 8회 선두타자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으며 2사 만루 위기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안치용을 몸쪽 직구로 삼구삼진 처리, 결국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류현진은 팀이 0-0으로 맞선 9회부터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최고구속은 150km까지 나왔으며 직구와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을 효율적으로 섞어 던졌다. 투구수는 126개.
삼진 순간에도, 위기를 넘길 때도, 그야말로 '괴물'이란 말이 너무나 어울렸던 류현진이지만 승리투수만큼은 본인 힘으로 이룰 수 없었다.
[13일 SK전에서 5타자 연속 삼진 등 괴물투를 선보인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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