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난의 원정 11연전이었다.
KIA가 본의 아니게 원정 11연전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2~14일 넥센전은 원래 광주에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경기장 사정으로 7월 24~26일과 장소를 맞바꿔 목동에서 치러졌다. 여기에 15~17일 LG와의 홈 3연전은 군산에서 치렀고, KIA도 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사실상 원정이나 마찬가지였다. 8일 부산 롯데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실질적으로 지난 9일 부산 롯데전부터 21일 대구 삼성전까지 원정 11연전을 치렀다. 결과는 참혹했다. 3승 6패 2무였다.
▲ 집 떠난지 보름, 피곤하네
KIA는 7일 광주 삼성전 승리 이후 짐을 싸서 부산으로 이동했다. 8일 하루 푹 쉬었지만 9일부터 부산-서울-군산-대구라는 살인적인 원정을 소화했다. 국내 원정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이동거리가 짧다. 하지만 장기간 버스 이동을 하고 숙소 생활을 하면서 쌓인 피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집 떠난지 보름, 원정 생활이 지겨울 때가 됐다.
피곤할 때 생기는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타자들의 무뎌지는 방망이다. 특히 스윙 스피드가 느려져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KIA는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이건열 타격 코치를 2군으로 내리면서 이순철 수석코치에게 1군 타격 코치를 겸임시켰다. KIA는 11연전서 단 32점을 뽑는 데 그쳤다. 경기당 3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이번 주중 삼성과의 3연전서는 총 16안타 3득점했다. 최악의 빈타 시리즈였다. 근본적인 타선의 문제도 있지만 장기 원정으로 인한 후유증이 없다고 보긴 어려운 결과다.
▲ 7위 고착화… 서두르지 않는 SUN
KIA가 원정 11연전을 치르기 직전인 7일 광주 삼성전서 승리할 때 21승 24패 2무로 선두 SK와 4.5경기 차에 불과했다. 6위 삼성과도 1.5경기 차이라 뒤집을 희망이 있었다. 반면 원정 11연전 일정 후 KIA는 선두 SK에 무려 7경기 뒤져있다. 공동 4위 두산, LG, 넥센에도 4경기 뒤져 있다.
선동열 감독은 애써 서두르지 않는다. 순리대로 할 뿐, 급하게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2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는 투타의 핵심 윤석민과 김상현의 복귀 시점을 무리해서 앞당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지금이 승부수를 던질 타이밍도 아닌데다, 승부수를 던져 마운드 총력전을 펼치더라도 분위기를 뒤바꿀 가능성이 적다고 보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정 기간 동안 선 감독은 신인급 선수들을 계속해서 실험했다. 한성구는 14일 목동 넥센전서 깜짝 활약을 펼쳤고, 이준호는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마운드에서도 홍성민, 박지훈을 계속해서 투입했다. 이들은 가능성만큼은 확인했다. 다분히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선수 기용이었다.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은 고난의 원정 11연전이었다. 이제 KIA는 4강 순위다툼의 승부수를 던질 것인지, 내후년을 위한 완전한 리빌딩에 돌입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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