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끝내기타’ 최진행, 지옥과 천당 오갔다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최진행이 한화 대역전극의 주역이 됐다.

한화 최진행이 한화 대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는 22일 대전 두산전서 9회 두산 마무리 스캇 프록터가 3피안타 2볼넷으로 3실점하는 방화를 저질렀다. 반대로 한화 타선의 9회 집중력은 어마어마했다.

최진행은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최진행에겐 두고두고 아쉬울 법한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2-4로 뒤진 8회말 무사 1루 상황. 타석에 최진행이 들어섰다. 여기서 한 방만 때리면 최대 동점까지 가능했다. 최진행은 마운드에 있는 두산 임태훈을 상대로 집중했다. 3B를 고른 뒤 스트라이크 하나를 보냈고, 연이어 파울 커트를 3개나 해냈다. 볼넷으로 걸어나가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장타 한 방으로 승부의 추를 뒤바꾸고 싶어하는 듯했다.

최진행은 8구째를 공략했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날카롭게 뻗어나갔다. 우중간을 그대로 빠져나가는 듯했다. 아무리 발이 빠르지 않은 1루주자 김태균이라고 해도 홈까지 갈 수 있을 듯 보였다. 하지만, 정수빈이 그림같이 몸을 날리며 타구를 잡아냈고, 최진행은 허탈함에 덕아웃으로 돌아서지 못했다. 대전 팬들도 순간 얼음이 됐다.

하지만, 최진행에게 이 장면은 대반전을 위한 복선이었다. 9회말 프록터의 난조로 최진행에게 타순이 돌아왔다. 한화는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뒤 한상훈의 밀어내기 볼넷과 장성호의 1루 땅볼 때 상대 실책이 나오며 동점을 만들었다. 후속 김태균이 좌익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한화는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가며 대역전 드라마를 쓸 준비를 마쳤고, 두산은 이미 멘탈붕괴가 온 상황이었다.

최진행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왔다. 8회 아쉬움을 삼켰던 최진행은 신중하게 볼을 골랐다. 볼카운트 2B1S에서 5구째에 우전 안타를 쳐냈다. 8회의 아쉬움은 9회의 반전을 위한 잠시뿐인 시련이었다. 경기 후 최진행은 “앞에 들어선 타자들이 찬스를 만들어줬는데 타석에서 좀 더 집중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내 역할을 해내서 기분이 좋다”라고 웃었다.

대역전 드라마를 쓴 한화는 22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된 최진행은 경기 후 대전 관중 앞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옥의 문으로 향하는 듯했지만, 결국 천당의 기쁨을 맛본 최진행이었다.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된 최진행.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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