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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 여자펜싱이 효자종목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한국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펜싱 금메달을 따냈다. 김지연(익산시청)이 2일 런던 엑셀 제1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펜싱 여자 샤브르 개인 결승전서 소피아 벨라키나(러시아)에게 15-9로 완승하고 여자 펜싱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김영호의 금메달 이후 12년만의 금메달이자 샤브르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이다.
한국 펜싱은 이미 아시아에선 중국과 함께 최강국이다. 그러나 올림픽과 세계 무대에선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강호에 밀려 확실한 ‘금메달 밭’으로 분류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펜싱대표팀은 주저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를 했다. 남현희(성남시청)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펜싱의 간판 스타로 떠올랐다. 남현희는 이번 런던올림픽서 숙적 베잘리(이탈리아)를 넘지 못해 플러레 4위에 그쳤으나 여전히 전 세계가 인정하는 강호다.
그러나 여자 펜싱은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남현희 말고 또 다른 스타를 발굴했다. 주인공은 이날 금메달을 따낸 김지연과 에페 4위를 차지한 신아람(계룡시청). 아무도 상위권에 들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으나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전 세계 펜싱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신아람은 비록 이상한 판정으로 메달을 놓쳤으나 기량만큼은 세계 최정상급이란 것이 증명됐다. 또한, 김지연은 준결승전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세계랭킹 1위 메리엘 자구니스(미국)을 격침한 데 이어 결승전서 세계랭킹 2위 소피아 벨리카야를 꺾었다. 자구니스에겐 5점을 뒤진 상황에서 과감한 공격을 선보여 역전극을 일궈냈고, 벨리카야에겐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미 샤브르 간판인 남현희에 에페와 샤브르 등 모든 세부 종목에 고스란히 세계 정상급 선수를 배출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여자 펜싱은 큰 수확을 거뒀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찌르기에 베기까지 허용되는 샤브르는 그만큼 세계의 벽이 두꺼워 한국 선수들이 좀처럼 치고 올라서기 어려운 종목이다. 그런 상황에서 김지연이 펜싱 시작 10년만에 세계정상에 우뚝 섰다. 신아람도 심기일전할 경우 언제든지 올림픽 시상대 가운데에 설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로써 한국 여자펜싱이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한국 스포츠 역사엔 언제나 여자 선수들의 선전이 거셌다.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인 펜싱이 더 이상 유럽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다. 이제 한국도 당당히 펜싱 강국으로 올라섰다.
[김지연.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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