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연속 메달이 보인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구기종목에선 거의 유일한 올림픽 효자종목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2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1984년 LA 올림픽,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4 아테네올림픽에선 은메달,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따내며 국민을 웃고 울렸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B조에서 3승 1무 1패로 2위를 기록한 한국은 27.2득점과 26실점으로 최고의 공수밸런스를 선보였다. 이어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쿠퍼 박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8강전서 세계랭킹 2위의 러시아에 24-2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8연속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0일 새벽 1시 조별리그서 비겼던 노르웨이와 진검승부를 한다.
수비의 승리였다. 러시아전서 수비를 강화했다. 베테랑 우선희부터 에이스 유은희까지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버티고 있지만, 김온아가 예선 첫 경기서 다리 부상을 입어 더 이상 뛸 수 없다. 선배들의 찬란한 면면을 보더라도 이번 대표팀의 공격력이 아주 강한 편은 아니다. 더구나 이날 8강전서 세계랭킹 2위 러시아는 예선서 151골을 넣은 공격력이 최대 강점이다.
수비 강화 전략은 적중됐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러시아의 패스가 힘겨울 정도로 촘촘한 마크를 선보였다.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와 전진수비를 펼쳐 러시아를 괴롭혔다. 러시아보다 기동력이 앞선 한국으로선 충분히 해볼 만 했다. 러시아는 이날 턴오버를 무려 20개나 범했다. 골대를 맞고 나오는 슈팅도 제법 됐다. 한국 수비수들이 러시아가 슈팅을 어렵게 던지도록 수비를 했다는 증거다.
공격에선 신장이 밀리다 보니 피봇 플레이어를 활용하기 보다 빠른 패스워크로 수비벽을 허문 다음 정면 혹은 측면에서 슛을 노렸다. 전반 5분간 무실점한 데 이어 전반 22분까지 5골만 내준 대신 11골을 넣은 한국은 후반 중반 수비가 잠시 흔들려 후반 5분을 남기고 22-22 동점을 허용했으나 권한나와 유은희가 골을 터뜨린 데 이어 골키퍼 주희가 상대 페널티드로를 두 차례나 막아내는 활약을 선보였고, 경기 종료와 동시에 허용한 프리드로도 막아내면서 결국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낚아챘다.
한국은 이제 노르웨이와 준결승전서 만난다. 노르웨이는 여자 핸드볼 전통의 강호이고, 예선서 한국과 무승부를 거뒀던 상대다. 이젠 승부를 내야 할 때다. 러시아전서 보여줬던 수비력과 공수밸런스라면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만의 올림픽 결승전 무대 복귀도 가능하다.
아직 기뻐할 때가 아니다. 여자핸드볼의 우생순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여자핸드볼대표팀.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