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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구리 김진성 기자] “오늘 계기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6일 구리체육관. 홈팀 KDB생명은 KB와의 경기가 중요했다. 신한은행의 대항마라 불리는 팀들간의 시즌 첫 맞대결. 하지만, KDB생명은 1승 2패로 시즌 출발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이옥자 감독은 경기 전 “내가 시즌 초반 선수들의 관리에 실패했다. 시행착오였다. 시즌 직전 선수들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라고 했다.
승부의 세계에선 어쨌든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오늘 경기가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됐다. 이날 KDB생명은 KB와 치열한 접전 끝 2차 연장까지 치렀다. WKBL 통산 24호. 2차연장은 2011년 2월 11일 KB와 삼성생명전에 이어 1년 8개월만의 일이었다. 신정자는 4쿼터 막판 개인 통산 2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고 연장전서는 파울 아웃을 당하기도 했다. 그만큼 신정자는 이날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이날 기록은 13점 17리바운드 11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
KDB생명은 초반 근소하게 열세를 보였으나 후반 들어 전열을 정비했고, 주전들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살아났다. 신정자는 이 과정에서 자신 있게 골밑 공격을 시도하기 보다 특기인 리바운드 사수와 어시스트에 집중하며 결국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신정자는 경기 후에도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저 반드시 팀 승리를 이끌겠다는 마음이었다.
신정자는 경기 후 “슛 밸런스가 안 좋았다. 신경을 썼던 걸 제대로 못했다. 공격적으로 하면서 더블팀 오는 것 보고 패스를 내준 걸 동생들이 잘 넣어줬다. 한턱 내야 할 것 같다. 트리플 더블을 한 걸 전혀 몰랐다”라고 했다.
그녀는 이날 2차 연장 승리를 계기로 팀이 살아난 것 같아 기뻐했다. “첫 게임을 저희가 잘못 풀어서 밸런스를 못 맞췄다 연습을 할 때도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 감독님도 힘들어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후배들에게 ‘우리가 우리다운 플레이를 해보고 지자. 우리답지 않게 몸 싸움을 하지 않고 리바운드를 안 하면 안 된다’라고 격려했는데, 오늘은 하려는 의지가 좋았다. 간절함이 있었다. 선수들이 모두 마음고생이 있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KDB생명은 현재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를 되살리는 과정이다. 일부 부상 선수도 있지만, 김진영 정도를 제외하곤 결장이 필요한 선수는 없다. 무릎이 아팠던 김보미도 복귀했고, 신인급인 김유경까지 볼 운반에 앞장설 정도로 투지가 돋보였다. 조은주와 한채진도 내, 외곽을 오가며 활약했다. 신정자의 공수지휘 속에서 말이다.
신정자는 “1차 연장 막판 파울로 끊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과정보단 결과가 중요하다. 앞으로 잘 될 것 같다”라고 웃었다. KDB생명이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 상대였던 KB와의 기싸움에서 승리했다.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신정자도 건재를 과시했고, KDB생명도 KDB생명다운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신정자 역시 KDB생명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손을 흔드는 신정자.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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