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승 넘어 15승까지 해야죠.”
한화 김혁민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고, 최고참 박찬호의 잔류는 불투명하다. 올 시즌 이들과 함께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김혁민은 실질적인 한화의 에이스다. 올 시즌 성적은 8승 9패 1홀드 평균자책점 4.06. 승수와 성적으로도 류현진에 이어 넘버2였다. 이젠 넘버1이 돼야 한다.
김혁민을 16일 한화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서산전용연습구장에서 만났다. 그는 “아직 김응용 감독님과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보직도 들은 건 없다. 프로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마무리훈련기간이라 본격적으로 볼을 던지고 있진 않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몸을 착실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혁민은 한화의 내년 1선발이 유력하다. 막중한 책임감이 주어졌다. 본인도 알고 있다.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닝을 더 길게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김혁민은 올 시즌 선발 21경기서 132이닝을 소화했다. 평균 6.3이닝이고 환산하면 7회 1사까지 버텼다. 짧게 던진 건 아니었다. 다만, 김혁민이 올 시즌 초반부터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면 어느 정도 이닝소화력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100%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마무리훈련부터 몸을 잘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는 시즌 막판 팔꿈치 상태가 조금 좋지 않아서 몇 차례 선발로테이션을 걸렀다. 김혁민은“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투수코치님과 상의를 한 결과였다. 지금은 괜찮다”고 웃은 후 “요즘 살이 좀 쪘다. 시즌 중엔 85~6kg이었는데 이젠 95kg이 나간다. 많이 먹었다. 상황을 봐야 하지만, 내년에도 이 정도 체중을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힘만 키운다고 해서 에이스가 되는 건 아니다. 어느 공을 어떻게 던지느냐가 중요하다. 올 시즌 김혁민은 140km대 후반으로 형성되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을 던졌다. 최근 대세인 홈플레이트에서 살짝 변하는 공은 많이 구사하지 않았다. 그는 “서클체인지업과 투심을 장착하고 싶다”고 했다. 낙차가 큰 커브, 포크볼에 구속은 직구와 큰 차이가 없지만, 홈 플레이트에서 살짝 변하는 투심을 구사한다면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뺏는 데 용이하고 수싸움에서 유리하다.
에이스로서의 마인드도 중요하다. 김혁민은 류현진을 보면서도 많이 느꼈다. “현진이는 대단하다. 던지는 것을 보면 안다. 직구를 살살 던지는 것 같아도 위력이 대단하다. 생각도 지나치게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 에이스로서의 멘탈이 갖춰진 투수”라며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대전 구장이 넓어지니까 좀 더 편하게 던져도 될 것 같다”고 웃었다.
김혁민은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 “에이스? 10승을 넘어 15승”이라고 했다. 에이스라고 말하는 걸 주저했다. 하지만 15승 발언은 에이스의 기본자세다. 한화는 내년 선발로테이션 구성이 쉽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김혁민이 에이스가 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공을 던지는 김혁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