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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계 안팎으로 찬사를 듣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의 명장면 BEST3가 공개됐다. 해당 명장면은 박찬욱과 출연배우, 영화 관계자들이 선정한 것이다.
명장면1. 아름다운 선율과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흥분을 선사하는 인디아 & 찰리 피아노 듀엣!
'스토커'의 첫 번째 명장면은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와 찰리(매튜 구드)가 피아노 앞에 앉아 함께 듀엣 곡을 연주하는 장면이다. 끊임없이 삼촌인 찰리를 수상하게 여기고 경계하던 인디아의 심경 변화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으로 듀엣 곡을 연주하며 점점 경계의 벽은 허물어지고 묘한 감정이 오가는 둘의 완벽한 호흡으로 숨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잠재돼 있던 인디아의 본능을 찰리가 일깨우는 계기가 되는 이 장면에 사용된 피아노곡은 필립 글래스가 선사한 ‘Duet’이라는 곡으로 장면에 최면을 걸 듯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의 진정한 보석"이라고 평하며 피아노 듀엣 장면에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이전까지 피아노를 연주해본 적 없었으나 이 장면을 위해 무려 3개월 동안 맹연습하여 수준급 연주 실력과 감정이 풍부한 연기를 선보인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연기를 한다기보다 그저 음악에 빠져들었다"고 말하며 역시 이 장면을 베스트로 꼽았다.
명장면2. 소름끼치도록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이블린의 독백!
두 번째 명장면은 자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딸과 남편의 동생 찰리의 미묘한 관계를 목격한 후 분노하는 이블린(니콜 키드만)이 딸 인디아를 향해 독설을 내뱉는 장면이다. 외모는 물론 연기력까지 완벽한 니콜 키드먼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가 압권인 장면으로 그가 내뿜는 강렬한 카리스마는 관객들을 단숨에 압도한다.
탁자에 홀로 앉아 딸에게 독설을 내뱉는 엄마 이블린으로 분한 니콜 키드먼은 미세한 움직임과 표정, 대사의 억양과 호흡만으로 감정을 능숙하게 표현하며 고도의 절제된 연기력을 선보인다.
또한 마지막 대사인 "인디아, 넌 도대체 누구니? 넌 날 사랑해야 되는 거잖아?"는 니콜 키드먼의 애드리브로 탄생한 대사로 캐릭터에 대한 니콜 키드먼의 완벽한 이해와 몰입을 보여준다. 이 독백 장면은 뉴욕영화제 니콜 키드먼 트리뷰트 행사에서 그녀의 명연기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공개되기도 했다.
명장면3. ‘스토커’ 모녀와 삼촌 찰리의 미묘한 삼각관계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찰리 & 이블린의 댄스!
세 번째 명장면은 남편을 잃고 딸의 적대감에 지친 이블린이 남편의 동생인 찰리에게 위로와 애정을 구하며 거실에서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는 장면이다. 그 모습을 목격한 딸 인디아는 충격에 빠지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을 계속 주시한다.
찰리의 감정 없는 차가운 표정과 그런 그에게 키스하며 함께 춤을 추는 이블린, 그들을 지켜보며 흥분으로 차오르는 인디아 등 세 인물의 감정의 묘한 대비가 아름다운 음악과 어우러져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이 장면에 흐르는 곡은 낸시 시나트라와 리 헤즐우드의 듀엣곡 ‘Summer Wine’으로 이 낭만적인 올드팝의 등장으로 영화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며 두 사람의 고조되는 관계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영화 '스토커'는 한국과 미국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스토커' 명장면 스틸.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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