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산 김진성 기자] “부담 갖지마.”
안산 신한은행은 지난 8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잊지 못한다. 경기 내내 10여점 리드를 잡았으나 경기 막판 4분을 버티지 못했다. 경기종료 0.4초 전 이미선에게 공격리바운드 허용과 동시에 골밑 슛을 허용해 패배했다. 임달식 감독은 이를 “집중력 부족”이라며 무릎을 쳤다. 애슐리 로빈슨, 조은주, 곽주영 등 이적생 3인방이 팀에 상당히 녹아들었으나 여전히 순간적인 호흡 난조 및 집중력 부재 문제를 노출했다.
신한은행은 9일 2차전서 삼성생명에 단 47점만을 내준 채 완승했다. 더구나 장소는 삼성생명의 홈 용인. 적지에서 대승하면서 최종 3차전을 앞두고 분위기는 신한은행에 와 있었다. 임달식 감독은 11일 안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집중력이 중요하다. 요즘 외국인선수가 들어와서 10점은 그냥 뒤집는다. 엠버 해리스를 봐라. 5초에 1골을 넣는다”라고 했다.
임 감독이 1차전 패배 후 선수들에게 단순히 집중력만을 강조한 건 아니었다. “집중해”라는 한 마디가 큰 경기서는 오히려 선수들에게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임 감독은 1차전 후 선수들에게 “분위기는 우리에게 왔다. 1차전도 사실은 너희가 이긴 게임이다. 부담없이 해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이 말 한마디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신한은행은 애당초 플레이오프에 자신이 있었다. 삼성생명에 앰버 헤리스라는 괴물 외국인선수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력에서 앞선다는 자신감이었다. 임 감독은 “엠버를 애슐리가 얼마나 막는지가 문제다. 1~2차전서 엠버를 놔두고 다른 선수를 수비한 게 아니었다. 원래 엠버가 그 정도 공격력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이어 “삼성이 김한별을 내세운다. 우리도 하은주가 뛸 준비는 됐다”라고 했다.
하은주는 무릎 통증으로 정규시즌 막판 거의 출전하지 못했고 재활에만 임했다. 심지어 플레이오프 1~2차전도 결장했다. 이적생들과 거의 호흡을 맞춰보지 못하고 재활만 한 상태에서 큰 경기에 투입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임 감독은 “본인이 뛸 수 있다고 하더라. 투입 타이밍만 보고 있다. 써도 잠깐씩 쓸 생각이다”라고 했다.
하은주는 2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 외로 전반 내내 끌려가자 임 감독의 반전카드로 코트를 밟은 것이다. 하은주-로빈슨 트윈타워가 해리스와 맞붙는 형국이었다. 골밑의 안정감을 더한 신한은행은 후반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또 다시 집중력 부족과 수비 난조로 패배하면서 올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역시 신한은행 선수들은 부담이 됐을 수 있다. 여전히 1경기만 패배해도 시즌이 끝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기 때문. 하지만, 그건 삼성생명도 같은 조건이었다. 신한은행은 3쿼터 2분 40여초 전 동점을 만들어놓고도 이후 평범한 레이업슛과 자유투 실패, 순간적으로 놓친 박스아웃 등 집중력 부족 현상이 나오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결국 신한은행은 삼성생명에 패배했다.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임 감독의 격려가 2차전서는 통했으나 3차전서는 그렇지 못했다. 임 감독으로선 후배 위성우 감독과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임달식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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