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삼천만 관객 돌파는 꿈의 기록이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대단한 영화', '꿈의 기록'으로 여겨지는 시점에서 3000만 관객 돌파는 허무맹랑한 소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진심이 담겨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000만'이라는 상징적 숫자로 대체시킨 많은 관객들, 이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보러 와줬으면 좋겠다는 진심어린 마음을 배우 김인권이 전해왔다.
김인권은 영화 '전국노래자랑'에서 결혼 후에도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한 가장 봉남 역을 맡았다. 뚜렷한 직업 없이 아내의 미용실에서 보조로 일하며 가수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그의 모습이 무능력해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절박한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고군분투기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에 대해 "느낌은 삼천만"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인권은 이런 자신감을 표면에 내세우기 위해 TV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MC 송해를 방패막이(?)로 삼는 재치를 발휘했다. 송해는 영화 '전국노래자랑' 내에서 진행된 TV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MC로 특별출연했다.
김인권은 "송해 선생님 소원대로 삼천만 관객이 들었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하실 때 옆에서 들었는데 삼천만을 부르시더라. 송해 선생님의 소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천만영화('광해', '해운대')가 되는 것도 옆에서 봤다. 관객이 백만도 안 든 영화도 해봤고, 중박도 해봤다"라며 "영화들이 저 평가 받거나 이뤄지지 않는 꿈을 향해 가는 과정도 어찌 보면 결과를 위한, 세월이 지나 얻게 될 결과를 위한 밑거름이 되는 과정 같다. 이 영화를 보며 내가 눈물이 흘렀다는 게 다행이다. 이 영화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다. 보시는 분들이 잊고 살았던 것들을 눈물과 웃음을 통해 회복하고 사람 관계도 '전국노래자랑'처럼 웃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 1998년 영화 '송어'로 데뷔해 연기경력 15년차인 김인권에게도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준 영화다. 어느 순간 연기하는 것이 익숙해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였고, 자신도 모르게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의 포인트를 짚어 내며 연기하던 모습 등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김인권은 "이렇게 해야 관객들이 좋아하고, 내가 영화적 재미라고 믿었던 것을 이경규 대표님의 영화를 하면서 많이 반성하게 됐다. 또 나는 대표님이 가진 감성이 영화적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내가 영화에서 뻔뻔하게 관객들이 웃겠지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구태스러웠구나 싶었다. 반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대중에게는 개그맨으로 더 친숙하겠지만 작업을 같이 해오며 그 누구보다 영화 제작자로서의 자질과 능력,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이경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경규는 '전국노래자랑'의 제작사 인앤인픽쳐스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김인권은 자타공인 이경규의 페르소나다.
그는 "이경규 대표님의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영화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르도 코미디를 할 것 같다. 휴먼 드라마 속 코미디일 수도 있고, 버젯(Budget) 영화에서의 코미디일 수도 있다. 이경규 대표님은 코미디의 최고 선배님이다. 그런 분들의 자식 같은 영화가 개그의 소재로 쓰인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고 '복수혈전', '복면달호'가 개그 소재로 쓰일 때 와신상담했을 것이다. 이번에 내가 선택받았을 때(캐스팅) 관객이 천만, 이천만이 드는 것도 성공이겠지만 '영화 만들길 잘 했다', '잘 만들었다', '보고 정말 좋았다' 그런 소리를 듣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야 대표님 본인에게도 좋지만 앞으로 코미디언의 길을 갈 때 그런 선례가 돼주실 수 있다"고 전했다.
김인권은 영화 '전국노래자랑'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단순히 웃고 울고 즐길 수 있는 영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보며 다양한 세대에 공감하고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단절된 관계를 다시 아날로그적으로 복원하는 것은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잃어버린 순수성을 찾을 수 있는 영화라는 것.
김인권은 "첫 번째 볼 때는 못 느꼈던 것들이 두 번째 보니까 느껴지더라. 첫 번째는 젊은 세대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지만 두 번째 볼 때는 오현경 선생님의 주름, 맹과장(오광록)의 가족 등 이런 식으로 어르신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영화다. 보리(김환희)의 모습을 보며 우리 딸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한다"며 "이 영화가 내가 출연한 영화기 때문에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노래자랑'은 보시는 분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힐링무비"라고 말했다.
김인권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복수혈전', '복면달호'를 제작한 개그맨 이경규가 영화 '복면달호' 이후 6년 만에 영화제작자로 나선 작품으로 대한민국 대표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한 참가자들이 단 한 순간,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꿈의 무대에 서는 과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냈다. 류현경 외 김인권, 김수미, 오광록, 김환희, 유연석, 이초희 등이 출연했다. 1일 개봉.
[배우 김인권.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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