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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SBS 스페셜이 양악수술의 실태와 문제점을 공개했다.
26일 방송된 SBS 스페셜 '그녀, 뼈를 깎다-내 딸의 양악수술'에서는 양악수술이 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며 낳은 사회적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이면에 숨겨진 심각한 위협을 들여다 봤다.
방송에 따르면 양악수술이 작은 얼굴과 V라인을 만들어주는 수술로 여겨지면서, 한 해 추산 약 5000건의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생활의 불편함이나 장애를 해소하기 위한 수술이 언제부터인가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수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수술을 받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자 선택의 문제라는 이유로, 지금 일어나는 양악수술 열풍과 이를 부채질하는 우리사회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양악수술 열풍은 TV나 신문 속 이야기를 넘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나는 현실적인 일이 되었다. 부작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양악수술 열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실제 많은 부모들이 양악수술을 원하는 자녀와 갈등 중이며, 자녀들을 말릴 방법을 찾느라 고심한다.
부모는 '고작' 예뻐지기 위해서 이렇게 큰 수술을 감수하려는 자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자식들은 예뻐지는 것을 '고작'으로 표현하는 부모를 이해하지 못한다. 평행선을 달리는 이 갈등은 단순히 외모에 대한 시각차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지난 20~30년 동안 예쁜 얼굴에 대한 선호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이강순씨는 요즘 자주 머리가 아프다. 둘째 딸이 양악수술을 받겠다고 선언한 후, 하루가 멀다하고 언쟁을 벌인 탓이다. 그녀는 못생긴 외모가 아닌데도 턱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겠다는 딸을 이해할 수가 없다. 반면 그녀의 딸은 콤플렉스를 없애주고 동시에 예뻐지기까지 하는 이 수술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엄마가 답답하다. "저는 해야 되요." 확고한 어투로 말하는 딸, 그 딸이 수술대에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강순씨는 오늘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개그우먼 강유미는 2011년 1월 양악수술을 받았다. 달라진 외모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녀는 양악수술의 열풍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2년하고도 4개월 지난 지금, 그녀의 일상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녀는 SBS 스페셜과의 인터뷰에서 "내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느껴요. 그런데 생각보다 자신감이 별로 안 생겼어요. 굉장히 모순되게 들리시잖아요. 그런데 그게 사실이에요"라고 고백한다.
이와 관련 미국의 사회학자 수잔 보르도는 성형수술의 확산이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을 나이프스타일(Knife Style)로 바꾸고 있다고 언급했다.
작은 얼굴, V라인에 대한 선호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문제가 되는 건 이런 선호가 개인의 취향 문제를 넘어, 누군가에게 기회를 제공하거나 박탈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한 큐레이터는 주걱턱 때문에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행사를 맡지 못한다.
미용성형이 자기계발과 자기역량강화, 혹은 힐링으로 인식될수록,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수술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자신만이 예뻐지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그들을 괴롭고 외롭게 하며 죽음을 담보로 수술대로 향하게 만든다.
[양악수술의 실태와 위험성을 다룬 SBS 스페셜. 사진 = SBS 제공]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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