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40대 남자 배우들이 충무로 접수에 나섰다.
정우성(40), 이병헌(43), 송강호(46). 40세라는 불혹의 나이를 넘긴 세 배우는 인생의 경험만큼 쌓이고 쌓인 연륜과 실력으로 무장한 채,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다른 작품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칠 계획이다.
갓 불혹을 넘긴 '젊은 피' 정우성은 생애 첫 악역으로 변신했다. 지난 3일 개봉한 조의석 감독과 김병서 감독의 영화 '감시자들'에서 완벽하면서도 냉철한 이미지의 제임스 역을 맡은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을 완벽히 소화해 냈다. 특히 데뷔 후 첫 악역 변신에 대한 부담감에도 그림 같은 외모와 과묵한 매력, 절도 있는 액션신 등을 선보이며 우아한 악역의 탄생을 알렸다.
정우성의 변신은 많은 여성팬들을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영화를 정말 영화처럼 보이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배우. 여기에 지난 1997년 개봉한 영화 '비트'에서 "나는 꿈이 없었다"라는 대사를 읊조리며 시대의 아이콘이 됐던 정우성인 만큼, 그 시대를 향유했던 세대들의 추억을 간질이며 그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인도하고 있다.
세 배우 중 둘째인 이병헌은 자신의 세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인 '레드:더 레전드'(원제 '레드2')로 돌아온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레드:더 레전드'는 25년 만에 재가동된 최강 살상 무기 '밤 그림자'를 가장 먼저 제거하기 위해 은퇴 후 10년 만에 다시 뭉친 CIA 요원 'R.E.D'의 활약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이번 영화에서 이병헌은 안소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캐서린 제타존스 등 쟁쟁한 배우들 중에서도 센터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브루스 윌리스를 쫓는 킬러 한 역을 맡았다.
이병헌이 맡은 캐릭터가 중국인이었지만 이병헌의 요청을 통해 한이라는 인물로 바뀌었다는 건 이미 유명한 일화.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사진으로나마 돌아가진 아버지와 함께 영화에 동반출연 했고, 딘 패리소트 감독의 배려로 당당히 자신의 아버지 이름을 엔딩크레딧에 주연 배우로 올리기도 했다.
'레드:더 레전드'에서 이병헌은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여줬던 자신의 매력을 집대성해 보여줄 예정이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 놈' 등에서 보여줬던 강한 카리스마부터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보여줬던 인간적이고 허당기 어린 모습까지, 이 모든 것을 냉철하고 이성적이지만 허당스러운 구석도 있는 한 캐릭터 안에 녹여 냈다.
가장 큰 형이자 이제 불혹을 지나 40대의 반을 넘어선 송강호 역시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병헌이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면 송강호는 글로벌 개봉을 목표로 국내에 유한회사를 설립, 국내 스튜디오와 제작진들이 할리우드의 배우와 스태프를 고용해 제작한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했다.
그가 혜안을 발휘해 선택한 '설국열차'는 박찬욱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이 두 감독의 조합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지만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에반스와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존 허트,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틸다 스윈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옥타비아 스펜서 등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실력과 스타성을 갖춘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감을 높인다.
'설국열차'에서 송강호가 맡은 남궁민수 역이다. 억압받는 꼬리칸 사람들의 반란을 그려낸 이 영화에서 영화의 보안 설계자이자 열차 칸의 문을 열 수 있는 남궁민수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이에 이름만으로도 신뢰와 기대를 안기는 PD, 감독, 배우들 틈에서 송강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내달 1일 개봉.
공교롭게도 이 세 배우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서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낸 바 있다. 어제의 동지가 각기 다른 영화로 관객과 만나야 하는 상황. 과거 좋은 놈 박도원 역의 정우성, 나쁜놈 박창이 역의 이병헌, 이상한 놈 윤태구 역의 송강호의 스크린 맞대결이 기대가 되는 이유다.
[배우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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