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파킹찬스의 박찬욱, 박찬경 감독이 삶의 냄새가 물씬 나는 영상들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20일 박찬욱, 박찬경 감독의 형제 브랜드 '파킹찬스(PARKing CHANce)'는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우리의 영화, 서울/Seoul, Our Movie'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박찬욱 감독은 "예쁘고 달콤하고 말랑말랑하고 행복하고 희망적인 것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삶의 체취, 땀 냄새가 나는 그런 영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박찬경 감독 역시 "서울시에서 서울시민에게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관광 유치를 위한 목적도 있어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걸로 안다. 많은 사람들이 똑똑해져서 예쁜 이미지만 가지고서 매력을 느끼지 않는 시대다. 땀 냄새 나고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게 오히려 서울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박찬욱 감독은 새로 찍은 영상도 있지만, 기존 자신들이 포착한 순간 등 서울에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을 원한다고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기술적인 건 중요하지 않다. 흔들려도 좋다. 기록화면도 좋고 여러분이 어떤 이야기를 꾸며서 만드는 내러티브를 가진 짧은 이야기도 좋다"며 "'메이드 인 서울'이라고 할 때는 어떤 공산품일 수도 있다. 무슨 노래나 영화도 좋다. 서울에서 만들어진 것이면 무형 유형 상관없이 다 좋다"고 밝혔다.
박찬경 감독 역시 "어떤 기준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삶의 모습을 정직하게 보여줄 수 있거나 현재의 서울만 아니라 과거, 심지어 미래의 서울을 그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박찬욱과 박찬경 감독의 프로젝트인 탓에 영화 학도나 영화 종사자들의 참여가 이어져 일반인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새어 나왔다.
박찬경 감독은 "영화 학도나 종사자의 참여를 막을 수는 없다. 당연히 참여 자격이 있다. 좋은 소스를 보내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것보다는 일반 시민의 꿋꿋한 참여에 더 강조점을 두고 있다. 물론 막지는 않지만 너무 기존의 영화, 텔레비전의 어법에 가깝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것이 더 이 영화의 장점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 또한 "기술적인 완성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이런 부분이다. 모여서 거대한 벽화를 이루는 조각들이다. 조각 하나하나가 굉장히 완성도 높게, 꼭 자체의 완결성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아마추어들의 자발적인 창의가 얼마나 상상을 뛰어넘는지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본다. 우리들을 놀라게 만드는 그런 아마추어적이면서도, 아마추어적이기 때문에 어디서도 못 본 독창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패러디 영상이나 닫힌 공간에서 촬영한 영상물을 지양해 줄 것을 부탁했다.
박찬욱 감독은 "자발적 창의라고 이야기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게 패러디 영상이다. 어느 가수의 뮤직비디오나 코미디 프로의 한 코너나 어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패러디가 많다. 사실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다른 분야라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되면 하나의 전체 작품에 녹이기도 어렵다. 그리고 온전한 창의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거칠어도 독창적인 것이다. 기존에 있는 어떤 작품을 패러디 하는 것만은 좀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찬경 감독의 경우 "실내에서,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건 서울 일상을 보여주기에는 난감하니까 그런 것만 피해주면 어떨까"라는 팁을 전했다.
'우리의 영화, 서울/Seoul, Our Movie'은 서울시가 기획한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글로벌 시민이 생각하는 서울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모하면 파킹찬스가 선발 및 편집해 서울을 테마로 한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다.
오는 20일부터 11월 9일까지 12주간 영상을 공모하며 파킹찬스가 편집·믹싱·색보정·음악 등 전문적인 후반 작업을 거쳐 한 편의 영화로 완성해 내년 1월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파킹찬스는 단편영화 '파란만장'과 '청출어람', 디지털 매거진 홍보영상 '오달슬로우', 이정현의 뮤직비디오 'V' 등 네 편의 영상물로 대중들과 만나왔으며 또 단편 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성과 예술성을 지향하는 영화, 뮤직비디오, CF 등 다양한 종류의 영상물을 기획, 연출할 예정이다.
[박찬욱 감독(왼쪽)과 박찬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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