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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스타’라고 하면 나의 우상이자 이상형, 결코 가질 수 없는 동경의 대상으로 멀리서 바라보곤 하던 시대는 이제는 옛 말이 된 듯 하다.
이제는 ‘스타’ 자신도, 또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자세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신비주의의 끝판왕’ 서태지의 비밀 결혼과 이혼이 뒤늦게 알려지며 세간의 충격을 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그도 직접 자신의 재혼을 알리고 행복한 가정과 아기까지 갖고 싶다며 평범한 남성으로서의 소망을 얘기한다.
또 유희열, 윤종신, 이적, 성시경에 새내기 존박까지 A급 감성 발라더 가수들은 나름 고학력에 발라더로서 유지해 왔던 체통(?)은 잠시 접어 두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 속 신흥 강자로 맹활약하며 B급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의 곡을 쓰고 여심을 녹이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하다가도 감성 변태, 시샤모, 맹꽁이, 욕정발라더에 성충이, 덜덜이로 망가지는 반전은 팬들의 허를 찌른다.
이제는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조차 그동안 스스로 고집했던 룰을 깨고 자신의 단독 콘서트에 대거 게스트들을 부르고, 각종 예능 출연 또한 예고하는 등 대중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신비주의를 고집할 수 없는, 사생활을 지키기 힘들어진 시대적인 흐름 때문에도 기인한다.
올해만 해도 끊임없이 쏟아진 열애설만 봐도 스타들은 더 이상 비밀 연애조차 쉽지 않게 됐다. 또 개인적인 치부나 가정사, 굉장히 사적인 영역마저 보호받지 못하고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파파라치 식 보도로 브라운관 속, 무대 위 속 스타들의 일상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포착되고 각종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은 매의 눈을 가진 네티즌들에 의해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 발언 하나하나 생중계 되듯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핫한 열애설의 두 주인공 33살의 힙합 듀오 멤버와 19살의 아이돌 걸그룹 멤버는 팬들의 목격담과 CCTV에 차량 블랙박스 영상까지 파헤쳐진 끝에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산책을 하고 술 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발각되면서 열애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한 보이그룹 멤버 역시 팬들이 깨알같이 찾아내고 모아온 증거들로 열애 오해를 샀다.
이같은 시대상에 스타들의 태도 또한 달라지고 있다. 스타 스스로도 SNS를 통해 직접 팬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사생활을 자연스레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는 간혹 스타 스스로 감췄어야 할 사진을 공개하거나 실시간으로 내뱉은 순간의 말실수로 직격탄을 맡기도 한다.
특히 가수들은 음반에서 음원으로 가요 시장이 변화하며 빨라진 소비 패턴에 따라 10곡 이상씩 꼭꼭 눌러 담았던 정규 앨범 발매 보다는 EP 또는 싱글 앨범을 발매하는 횟수가 많아졌고 이는 신비감을 고수했던 가수들에게도 긴 공백 대신 잦은 컴백을 유도했다.
이런 스타를 맞이하는 팬들의 태도 또한 과거와 많이 다르다. 팬들도 더욱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했다.
자신의 스타를 위해 벌였던 라이벌 팬덤간의 오프라인 싸움은 없어지고 요즘에는 되려 스타 또는 소속사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실망한 일부 팬들이 팬 페이지 잠정 중단까지 강행하는 등 자신의 팬심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때로는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팬들이 안티팬이자 악플러로 변모해 자신의 스타를 가장 먼저 비방하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이제는 스타도 스타 나름이 됐다. 그만큼 만만해지고 친근하고 다가가기 쉬워졌다.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고 쉽게 노출되는 시대다 보니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리지 않으면 굉장히 긴 공백기를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만큼 금방 잊혀지기도 쉬워 스타들 스스로도 노선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에 더 이상 우상과 같은 스타가 아닌, 옆집 언니, 오빠, 동생같은 친근한 연예인만 남아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도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신비주의는 남아 있어야 한다. 동경의 마음으로 가슴 설?? 스타들이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요즘은 스타 자신도 너무 급하다. 과도한 노출과 이미지 소비는 결국은 자신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제 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은성과 재혼한 서태지(위),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존박과 유희열, 최근 핫한 열애설의 두 주인공 설리와 최자(아래). 사진 = 서태지닷컴, tvN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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