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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해피선데이' 코너 '1박 2일' 시즌3가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1박 2일' 시즌3는 부진을 거듭하던 '1박 2일' 시즌2를 종영시키고 KBS 예능국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1박 2일'의 새로운 시즌이다. 차태현과 김종민을 제외한 모든 멤버가 하차했으며, 제작진도 새롭게 교체됐다.
시즌3가 시작됨을 예고했을 때까지만 해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때 국민예능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1박 2일'은 시즌2로 넘어오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0%가 훌쩍 넘는 시청률을 고사하고 시청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굴욕까지 당해야 했다.
하지만 첫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의 반응은 달라졌다. '기대가 안 된다'는 부정적인 반응에서 '좀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 이는 시청률로도 직결됐다. 첫 방송인 1일 시청률은 시즌2 마지막 방송인 6.8%(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보다 무려 7.5% 포인트 상승한 14.3%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1위로 뛰어 올랐다.
이는 신(新)·구(舊)의 적절한 소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1박 2일'은 분명 새로워졌다. 멤버들뿐만 아니라 제작진까지 모두 새로워졌다. 예능에 일가견이 있는 차태현, 김종민, 김준호, 서수민 CP와 함께 예능 신생아 김주혁, 정준영에 신입 PD 유호진이 함께한다.
신구의 조화는 멤버와 제작진의 구성원뿐만이 아니다. '1박 2일'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까나리와 소금물 복불복에 혹한기 야생을 첫 방송에 등장시킴으로써 새로움에서 오는 이질감과 어색함을 지워냈다.
새로운 모습은 두 번째 방송인 8일 방송분에서 등장했다. 멤버들끼리 경쟁해서 살아남는 기상 미션이 아닌, 미쓰에이 멤버 수지가 등장해 멤버들을 깨운 것. 지금까지와의 기상미션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된 모닝엔젤 수지는 색다른 아침 풍경을 만들어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새로움'은 누가 뭐래도 멤버들의 캐릭터다. 첫 방송에서 우왕좌왕하던 멤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캐릭터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김주혁. 김주혁은 첫 방송에서부터 다른 멤버들의 비해 인지도에 밀리는 굴욕을 당했다. 자책도 잊지 않았다. 자신의 과거 결별까지 들먹이며 자학개그를 했고, 결국 방송 2회만에 사기꾼의 캐릭터까지 만들어냈다.
또 막내 정준영은 엉뚱한 행동으로 형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 캐릭터를 잡았다. 밉지 않은 요물적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많이 안 먹는다"고 한 자신의 말과는 달리 뛰어난 먹방을 선보인 정준영에게서는 반전매력까지 기대를 해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와 함께 멤버들과 신입PD 유호진의 기싸움도 큰 볼거리로 작용했다. '1박 2일' 시즌1에서 가장 큰 재미가 나온 부분은 다름 아닌 나영석 PD와 강호동의 대결이었다. 두 사람의 눈치와 기싸움은 '1박 2일'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이번에는 예능에는 어색할지 모르지만, 오랜 연예계 생활로 노련미가 넘치는 '1박 2일' 멤버들과 초창기 '1박 2일'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유호진 PD의 대결이다.
서로가 서로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벌이는 기싸움과 기선제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하는 대목이었다. 첫방송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이런 모습인 두 번째 방송에서 제대로 터졌다. 의외로 게임을 잘하는 멤버들을 바라보는 유호진 PD의 한숨은 몰래카메라를 생각케 했다.
대중들은 새로움을 원하지만, 어색하고 불편한 새로움을 원치는 않는다. MBC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등의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여행이나 리얼 버라이어티에 가족과 아동, 군대 등 새로움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바로 신구의 조화인 것이다. '1박 2일' 시즌3는 이런 신구의 조화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한 '1박 2일' 시즌3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이게 했다. 아직 이들의 성패를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과연 '1박 2일'이 시즌3를 시점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다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박 2일' 시즌3. 사진 = '1박 2일'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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