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의 시간 쪼개기 마법, 알고보니 '매트릭스'에 있었다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이하 '별그대')에서 시간이 멈추는 장면은 어떻게 연출된 것일까.

'별그대'는 매회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갖고 있는 도민준(김수현)이 사물이 멈춘 상태에서 혼자만 움직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SBS에 따르면 이 장면은 시간을 쪼개는 마법인 '타임 슬라이스(Time Slice)'에 있었다.

우선 트럭에 치일 뻔 한 아역 천송이(김현수)를 구하는 도민준의 장면은 마치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케 했다. 이는 헬멧이나 몸체에 달 수 있게 만든 가볍고 작은 캠코더인 고프로(GOPRO)를 이용한 '타임 슬라이스' 촬영기법과 정교한 CG에 있었다.

시간을 조각낸다는 뜻의 '타임 슬라이스' 기법은 '매트릭스'에서 사용되며 인기를 얻은 후,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같은 시간 다양한 각도에서 연달아 촬영된 장면을 연이어 보여줌으로써 같은 시간을 좀 더 길게 볼 수 있는 효과를 주는 것이다.

초고속 카메라와는 달리 '타임 슬라이스'의 경우 다양한 각도를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별그대'에서는 인물이 정지된 상태로 무려 46대의 카메라가 동시 촬영했다. 이후 인물을 제거 한 뒤 배경을 파노라마 형태로 재구성했고,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장면을 조각으로 잘게 나눠 배경과 합치는 작업과정도 거친 것이다.

특히 이는 회전되는 영상이기 때문에 반대편 카메라가 화면에 모두 찍히게 되는데, 이는 후반작업을 통해 일일이 지우는 등 정교하면서도 꼼꼼하게 작업이 진행되며 한 장면이 완성된 것이다.

SBS 아트텍의 류상수 디자이너는 "이번 '별그대'의 '타임 슬라이스' 기법에 대해 시청자분들께서 참신한 시도로 봐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남은 방송분도 더욱 공을 들여 제작할 테니 많은 사랑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임 슬라이스' 기법이 사용된 '별그대' 장면. 사진 = SBS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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