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흔히 야구를 멘탈게임이라고 한다. 육체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정신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실제로 경기 중에 일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실수들의 대부분은 선수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다. 순간적인 집중력 결여가 실수를 낳는 것이고, 그렇기에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고 불린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말은 야구의 멘탈게임적인 측면을 잘 보여준다. 지난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 추신수에게는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대부분은 새 팀에서의 적응, 낯선 포지션, 좌투수 대처 등에 관한 것이었다.
새 팀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이어 나온 추신수의 대답은 추신수가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드러낸다. 7년간 1억 3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는 만큼 부담감이 없을 수 없지만, 추신수는 "너무 잘 하려는 것보다는 신시내티에서 하던 그대로 할 생각이다"라고 간단하게 말했다. 의욕이 앞서 일을 그르치는 것을 피하겠다는 의도다.
일반적으로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는 부상 방지를 위해 도루 시도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한 추신수의 생각도 흥미롭다. 추신수는 "지금 가지고 있는 파워와 스피드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루 시도를 줄이겠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텍사스가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은 이유 중 일부는 추신수가 가진 스피드에 있다. 추신수가 20홈런을 때릴 수 있지만 도루를 10개도 해낼 수 없는 선수였다면 1억 3000만 달러까지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핵심은 출루율이지만, 도루를 하지 않는다면 추신수는 자신이 지닌 가치를 100% 보여줄 수 없다. 프로로서 추신수의 계획은 타당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새 시즌의 가장 큰 화두는 수비 포지션과 좌투수 대처다. 지난해 좌투수 상대 타율이 .215로 우투수를 상대했을 때(.317)보다 1할 이상 낮았던 추신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새롭게 맡게 될 좌익수 자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왼손에 약했던 것은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였다. 특별히 바꿀 것은 없고, 이제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한다"고 추신수는 말했다. 지난 시즌 중 조이 보토 등 다른 좌타자들에게 기술적 자문을 구하기도 했던 추신수는 결국 자신의 정신적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수비 포지션도 자신감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추신수의 생각이다. 추신수는 "(좌익수는)예전에 본 적이 있지만, 지난 시즌에 (중견수)했던 것처럼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많이 연습하면 자신감이 생겨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반복 연습을 통해 생기는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모든 문제들을 추신수는 정신적인 부분으로 귀결시켰다. 프로선수로서 약점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멘탈게임이라는 야구의 속성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지금껏 자신이 부딪혔던 어려움들을 항상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게 했던 추신수의 강인한 정신력도 엿볼 수 있는 답변들이었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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