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찌라시'는 격조 있는 오락영화" (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정진영이 오락영화에서도 '역시 정진영'이라는 탄식을 불러 일으켰다.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격조 있는 오락 영화"다.

정진영은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 제작 영화사 수박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전직 기자 출신의 찌라시 유통업자 박사장 역을 맡아 장난끼를 발산한다. 하지만 날카로움과 진지함,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 우곤(김강우)과 함께 찌라시의 실체를 파헤치는데 이만한 인물이 없었을 터. 정진영 외 다른 인물이 연기한 박사장을 떠올리자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정진영은 가장 먼저 '찌라시:위험한 소문'에 캐스팅 된 인물이기도 하다.

정진영은 "맨 처음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건 영화 '특수본'을 할 때부터다. 영화사 수박과 '이태원 살인사건'을 같이 했다. 어렵게 했던 작품이다. 저예산이고 영화사 수박의 첫 작품이었다. 그 때 제작사 대표님과 신뢰를 쌓고, '특수본'을 하고, 이 이야기를 듣고 하게 됐다. 오래 기다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진영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찌라시:위험한 소문'의 시나리오다. 영화 버전은 기존 시나리오보다 더 상업적 색채를 띠긴 했지만, 그 전 버전도 그를 매혹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정진영은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결부된 이야기들이 뜬금없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주변에 있는 일들을 이야기로 잘 만들어 놨고 시의성도 있었다. 영화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잘 만들어진 격조 있는 오락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이 처음부터 오락영화로 만들겠다고 했다. 오락보다 무거운 영화가 아닌가 싶었는데 재미있게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사실 찌라시에 대해 다뤘다고 해서 '찌라시:위험한 소문'을 사회 고발 영화, 영화관을 나설 때 뒷목이 당길 정도로 무거운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즐길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가볍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진영도 "사회 비판 영화를 기대하고 올 수도 있는데, 그럼 핀트가 다를 것"이라며 "모든 영화가 사회적 메시지가 강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찌라시라는 소재가 우리 사회 전체의 구조나 부조리를 담을 수는 없다. 우리 영화에 이런 부분이 담겨 있긴 하지만 사회 비판적인 영화만을 기대하면 핀트가 다를 수도 있다"며 관람 팁을 전했다.

이와 함께 같이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자랑도 아끼지 않았다. 배우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했다는 것 역시 정진영이 꼽는 '찌라시:위험한 소문'의 장점.

정진영은 "배우들과 연기 호흡이 다 좋았다. 강우는 아주 열심히 디테일하게 연기했고 성웅이도 아주 무섭고 멋지게 나왔다. 창석이도 맛깔나게 귀엽게 잘 나왔다. 배우들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많이 나온다"며 "효율적인 배치가 돼 있는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항상 기본에 충실하며 잔꾀와 요령이 아니라 마음으로 연기와 마주해 왔던 정진영은 '찌라시:위험한 소문' 역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연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뜻을 전했다.

정진영은 "연기는 항상 기본이 중요한 것 같다. 성실과 열정이다. 연기를 오래 하면 할수록 조금씩 기술은 늘 것"이라며 "처음에 했던 성실함과 열정을 계속 가져가는 게 나이 먹는 배우들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선배님들도 그렇게 하신다. 나도 그런 걸 잊지 말고 가져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나이 50을 경과했다. 배우로서 살면서 이후가 똑같이 보장되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운 좋게 배우 생활을 했다"는 겸손한 말을 남겼다.

한편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은 증권가 찌라시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된 매니저 우곤이 사설 정보지의 근원을 추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추격극이다.

김강우가 열혈 매니저 우곤, 정진영이 찌라시 유통업자 박사장, 고창석이 불법 도청계의 레전드 백문, 박성웅이 깔끔하고 완벽한 해결사 차성주, 박원상이 거대 기업의 행동파 실세 오본석, 안성기가 찌라시 피해자인 국회의원 남정인 역을 맡았다. 20일 개봉.

[배우 정진영.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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