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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이렇게까지 순수한 연하남이 또 있을까.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의 선재(유아인)는 이런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만든다.
선재는 천재적인 피아노 실력을 갖고 있지만 불우한 환경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 재능은 뜻밖의 인물인 혜원(김희애)을 통해 비로소 발견되고, 선재는 그런 혜원에게 고마움을 넘어 사랑의 마음을 품게 된다.
'밀회'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순수한 20대 청년과 겉으로는 우아해보이지만 마음 속에는 속물 근성이 자리하고 있는 40대 여성의 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선재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슴없는 인물이지만 반대로 혜원은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한 인물이다. 그래서 선재의 순수성은 혜원과 함께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왜냐면요. 제가 선생님이랑 처음 만났을 때 그때 그렇게 정해졌어요. 운명적으로. 제 영혼이 거듭난거죠." 어쩌면 낯간지러울 수 있는 대사도 선재가 내뱉으면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모두 순수성 때문이다.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선재의 말을 어떻게 의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선재의 순수성을 극대화하는데는 배우 유아인의 연기가 큰 몫을 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싸움이 없는 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남자나 반항아 이미지로 대중에게 각인돼왔던 유아인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완벽하게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밀회'에서 유아인은 기존의 반항아의 이미지를 버리고 그와 정반대인 순한 양같은 선재를 연기했다. 선재는 상사가 대신 숙직을 서달라고 할 때도 부당한 처사에 화를 내는 대신 "알겠습니다"라며 웃어보일 정도로 소심하고 순한 인물이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임에도 유아인은 오히려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나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화면 속의 그는 밥을 먹을 때, 책을 읽을 때, 말을 더듬을 때, 울 때까지도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선재에 그대로 체화된 듯하다.
이런 느낌은 비단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유아인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는 24일 진행된 '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에 대해 "내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많은 애정을 드러냈다.
유아인은 "드디어 (원하는 작품이) 왔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뭐였지? 내가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이 뭐였지?' 했을 때 '밀회'는 그런 부분에서 내게 응답하는 드라마였다. 앞으로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주고 어떤 길을 열어줄 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유아인에게 저런 매력이 있구나', '쟤가 허세만 있는 놈은 아니구나' 하는 시선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의 멋진 남자 배우들은 넘쳐나고 그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법으로 팬들을 끌어모은다. 그리고 그 경쟁 안에서 유아인은 오히려 대중의 기대에 반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순수하게 자신의 연기력만으로 팬들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이렇게까지 순수하게 연기에 몰입하는 배우에게 빠지지 않을 방도가 없다.
['밀회' 속 배우 유아인. 사진 = JTBC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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