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올해 나부터 분발하면 1999년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견줘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
한화 이글스 최진행은 지난 시즌을 일찍 마무리하고 무릎 수술을 받았다. 자신을 괴롭히던 통증과의 이별을 선언한 것. 지난해 106경기에서 타율 3할 8홈런 53타점을 올린 그는 생애 첫 규정타석 3할 타율을 달성했다. 후회없는 한 시즌을 치렀다. 그리고 올 시즌 개막은 물론 스프링캠프 정상 참가를 위해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수술을 결정했다.
경과가 좋다. 사이판에서 재활 훈련을 소화한 그는 지난달 5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훈련을 정상 소화하며 타격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이번 시범경기에도 10경기에 나서 타율 2할 9푼 2리 4타점, 득점권타율 5할을 기록했다. 삼진 5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11개나 골랐다.
문제는 수비와 주루. 무리하게 뛸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100% 컨디션이 아니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는 지명타자로 나서야 한다. 그는 "(무릎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수비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한다. 타격에는 전혀 지장 없다. 개막 후 연습해보고 되도록 빨리 수비도 가능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공격력 강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다. FA 정근우와 이용규, 외국인타자 펠릭스 피에가 새롭게 합류했다. 내부 FA 이대수, 한상훈도 잔류했다. 오선진, 하주석이 입대했지만 당장 전력 손실은 없다. 경찰청 제대 후 복귀한 김회성도 주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공격력이 강해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피에는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4할 1푼 9리(31타수 13안타) 4홈런 8타점 맹타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최진행은 "피에가 시범경기에서 잘했다. 정규시즌에도 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며 "테이블세터진도 강해진 만큼 더 많은 도움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가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1999년, 확실한 무기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었다. 강석천(타율 0.303/5홈런 42타점), 장종훈(0.284 27홈런 86타점), 제이 데이비스(0.328 30홈런 106타점), 댄 로마이어(0.292 45홈런 109타점), 송지만(현 넥센, 0.311 22홈런 74타점)까지 그야말로 쉬어갈 타자가 없었다. "그때 타선이 워낙 막강했다"는 최진행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을 기대했다.
최진행은 "지금 우리 팀 테이블세터 (정)근우 형과 (이)용규, 피에, (김)태균이 형 모두 검증된 타자다"며 "이후 타순에서 나부터 분발한다면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상대하기 어려운 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1999년 당시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견줘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인 정근우와 이용규, 시범경기 맹타를 휘두른 피에, 부동의 4번타자 김태균이 버티는 한화의 상위타순은 누가 봐도 무게감이 대단하다. 유격수 송광민과 김회성 등도 언제든지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다. 여기에 2010년 30홈런 이상(32개)을 때려냈던 최진행까지 제 역할을 해준다면 하위타순 또한 탄력받을 수 있다.
최진행의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다. 부상에서 회복해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그는 "사실 100타점으로 목표를 정했는데 재활 길어져 아직 정상 상태가 아니다"며 "개막에 맞추는 데는 문제 없다. 목표는 시즌 치르면서 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타점보다는 경기 나가서 100% 힘을 발휘하는 게 우선이다. 그것이 첫 번째다. 그게 잘되면 타점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팀의 부활도 기대했다. 최진행은 입단 첫해인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2005년에는 팀이 4강에 올랐지만 최진행에게 포스트시즌은 없었다. 당시 그는 정규시즌서도 단 한 타석(1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다. 가을야구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했다. 하지만 팀은 최진행의 군 제대 후 첫해인 2008년 5위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년간 최하위만 4번(2009~2010, 2012~2013) 기록했다. 자존심이 상할 만하다.
하지만 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최진행은 "몇 년간 우리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4강 도전이라는 목표는 흔하다. 크게 보겠다"며 "2014시즌은 한화가 좋았을 때 모습으로 변모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 나부터 매 경기 집중하겠다. 그러다 보면 좋아질 것이다. 올 시즌을 발판삼아 치고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부터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 최진행. 그가 무릎 부상을 털어내고 한화의 강타선 부활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최진행의 예열은 현재진행형이다.
[한화 이글스 최진행.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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