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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모비스로선 풀리지 않은 3차전이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챔피언결정 2차전 패배 이후 “4승1패로 끝내겠다”라고 했다. 5일 울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을 앞두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감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3차전 뚜껑을 열어보니 완패했다. 문태종과 데이본 데퍼슨을 전혀 막지 못했다. 유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가드진이 압박을 해서 적극적으로 수비를 해야 한다. 2차전서도 그게 안 됐다”라고 했다.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가드진에서 압박을 하지 못하고 도리어 압박을 당했다.
공격 중심축 양동근이 3쿼터까지 단 2점에 묶였다. LG는 양우섭이 양동근을 ‘페이스 가딩’했다. 공의 흐름은 거의 체크하지도 않고 양동근만 그림자처럼 쫓아 다녔다. 양동근은 양우섭을 떨쳐내지 못했다. 양동근이 묶이면서 모비스 공격의 전체적인 유기성이 떨어졌다. 대신 수비에선 LG 김시래를 묶지 못했다. 양동근이 공격에 힘을 쏟느라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 가용인력이 많은 LG는 양우섭이 수비에만 집중하면 공격에선 힘을 아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문태종과 제퍼슨이 대폭발하면서 LG가 승기를 잡았다. 이지원은 문태종을 옳게 막지 못했고 1대1 수비력이 좋은 이대성은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 양동근의 4쿼터 17점
그런데 양동근이 4쿼터에만 17점을 퍼부었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선 양우섭의 체력이 떨어졌다. 수비 강도가 느슨해졌다. 양동근은 그 사이 활동반경을 넓혔다. 전술적인 이유도 있다. 양동근은 동료를 마크하는 수비수에게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걸어 동료들의 활동 반경을 넓혔다. 문태영, 이지원 등의 활동 반경이 순간적으로 넓어졌다. 이들이 볼 처리를 빠르게 하면서 스크린을 빠져 나온 양동근이 외곽슛 찬스를 잡았다. 양동근은 4쿼터에만 3점슛 4개를 던져 3개를 넣었다. 이 과정에서 LG의 외곽수비가 완벽하게 무너졌다.
이는 유 감독이 경기 전 강조한 부분이다. 유 감독은 “동근이가 많이 뛰어야 한다. 스크린을 이용해 빠져나가면서 찬스를 봐야 한다. 속공도 같은 의미”라고 했다. 결국 가드진이 움직이면서 모비스 전체적인 공격력이 살아났다. 3차전서 큰 임팩트는 없었지만,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공격이 통한 것도 양동근이 살아났기 때문이었다.
양동근의 4쿼터 17점은 단순한 점수가 아니었다. 비록 모비스는 패배했지만, 모비스는 4쿼터 대추격전을 벌이면서 양동근으로부터 힌트를 얻어야 하다는 계산이 섰다. 챔피언결정전 일정이 매우 타이트 하다. LG도 매 경기 양동근에게 페이스 가딩을 하는 건 쉽지 않다. 양우섭만한 수비력을 지닌 가드가 많지 않다. 양우섭의 체력도 관건이다.
▲ 벤슨의 공격력
유 감독은 “벤슨이 리바운드는 잘 잡아주는데 공격이 부진하다”라고 지적했다. 벤슨은 3차전서 17분 47초간 1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모비스는 골밑 핵심자원 벤슨이 부진하자 제공권에서 LG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는 2~3쿼터에 LG에 공격권을 내준 원인이 됐다. 당연히 제퍼슨의 대폭발로 이어졌다.
벤슨의 3경기 평균득점은 8.3점. 유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LG가 김종규를 함지훈에게 붙이는 걸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벤슨에게 붙이는 경우가 있다. 208cm의 벤슨은 김종규보다 신장도 1cm 크고 체중도 110kg로 95kg의 김종규에게 앞선다. 한 마디로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 당연히 자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벤슨은 3차전서 집중력을 잃었다. 결국 유 감독은 4쿼터 승부처에서 라틀리프를 기용했다. 라틀리프의 공격 무게감은 확실히 떨어졌다.
모비스는 벤슨의 공격력이 절실하다. 양동근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에서 벤슨의 공격력이 결합하면 모비스는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얻는다. 모비스는 3차전 4쿼터서 맹추격했으나 골밑에서 좀 더 차분하게 득점해줄 선수가 부족했다. 결과론이지만, 3차전서 외곽슛 찬스를 살리지 못했을 경우 벤슨의 부진이 더 크게 부각될 수도 있었다. 시리즈 스코어 1-2. 모비스는 3차전 대추격전 과정에서 대반격 실마리를 찾았다. 그 속엔 희망과 과제가 공존한다.
[양동근(위), 벤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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