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강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의 방망이가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4번째로 20홈런을 터트린 2루수로 이름을 올린 나바로다.
나바로는 전날(2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맹활약으로 팀의 15-1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15일까지 7월 타율 2할(35타수 7안타)로 부진에 빠졌던 그가 최근 3경기에서 13타수 6안타 맹타로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전날 경기는 의미 있는 기록과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기에 기쁨이 두 배였다.
나바로는 전날 팀이 10-8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 상황서 롯데 김성배의 3구째 139km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타구는 예쁜 포물선을 그리며 사직구장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국내 데뷔 첫해 20홈런 고지를 밟은 순간. 4회초 선두타자 2루타에 이어 홈런까지 터트리며 살아난 타격감을 한껏 과시한 나바로다.
나바로의 홈런은 데뷔 첫시즌 20홈런 외에도 프로야구 역대 4번째로 20홈런을 터트린 선수로 올라섰다는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지금까지 1987년 김성래(22개, 삼성), 1999년 홍현우(34개, 해태), 2009년 신명철(20개, 당시 삼성, 현 KT)외에 2루수로서 20홈런 이상을 터트린 선수는 없었다. 무려 15년 만에 나바로가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사실 나바로가 이 정도로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나바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79경기에서 타율 2할 6리 2홈런 20타점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호르헤 칸투(두산), 루크 스캇(SK), 펠릭스 피에(한화) 등과 견줘 이름값에서는 확실히 밀렸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나바로보다 적은 경기에 나선 외국인 타자는 비니 로티노(넥센)와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둘뿐이었다. 나바로의 트리플A 통산 타율도 2할 7푼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나바로의 올 시즌 77경기 성적은 타율 3할 2푼 3리(303타수 98안타) 20홈런 60타점 12도루, 출루율 4할 3푼 1리다. 볼넷이 60개로 삼진(43개)보다 17개나 많다. 선구안도 뛰어나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 2푼 9리. 찬스에도 강하다.
입단 전 미국에서의 스펙이 출중했던 타자는 아니나 한국 무대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게다가 1번 타자로 자리 잡은 이후 3할 4푼 7리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홈런도 16개나 때려냈다. 모두가 탐내는 공격과 주루를 모두 겸비한 타자다. 팀플레이를 하다 보니 의미 있는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한국 야구의 특성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개막 2연전인 지난 3월 30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 직후 "기대했던 나바로가 홈런도 치고 수비도 잘해줘서 상당히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당시 나바로는 투런포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처음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약 4개월이 지난 지금, 나바로는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나바로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삼성 라이온즈 야마이코 나바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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