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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말 그대로 드라마보다 더 비현실적인 삶을 살아온 배우 이지아가 입을 열었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하는 그녀는 그래서 더 담담하게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11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토크쇼에 출연한 이지아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나 자신을 드러낸 적이 없었기에 더 두려웠다"며 입을 연 이지아는 "오늘 내가 하는 이야기가 와전되지 않고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 지금 이 이야기가 나 혼자 만의 이야기는 아니라 조심스럽다"는 단서와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시작은 가수 서태지와의 결혼과 이별에 관한 것이었다. "16살에 처음 만났다고 들었다"는 MC 이경규의 말에, 이지아는 "맞다. 그런데 알려진 것처럼 열혈 팬이라 콘서트를 따라다니고 한 건 아니었다. 미국 LA에서 한인 위문 공연이 있었는데 당시에 공연을 보러갔다 만나게 됐다. 이후로 나는 가까운 사람과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는 큰 비밀을 가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지아는 "세상이 다 아는 사람과 함께 숨겨진 다는 것은 바위 뒤에 숨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내가 선택한 사랑은 산에서 내려온 다람쥐한테도 들켜서는 안 되는 그런 것이었다. 내가 한 선택이 독이 되는 구나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멀리 갔을 때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서태지와 함께 하는 동안 이지아는 가족과도 떨어져야 했다. 그것이 당시 그녀가 선택한 사랑의 결과였다. 그녀는 "내가 부모님께는 큰 불효를 저지른 것이다. 사실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듣는 이들에게는 내 이야기가 중간 중간 끊어진 다리 같을 것이다. 속 시원히 얘기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한다. 7년 후에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됐다"고 얘기했다.
담담히 과거를 말하는 이지아에게 MC 이경규는 "후회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지아는 "물론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갈망은 있다. 그렇다고 매일 후회를 하진 않는다. 다만 미숙한 시절의 선택 치고는 대가가 너무나 컸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서태지와의 이별 후 이지아는 연기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여전히 사람을 대하는 것이 낯설고,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던 그 때 이지아의 곁에 다가온 것이 배우 정우성이었다. 그녀는 "촬영을 하다 혼자 있을 때 (정우성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손을 내밀어 줬다. 첫 눈에 반해 호감을 가진 건 아니었지만, 8개월 간 함께 하며 조금씩 가까워졌다"고 정우성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이 때 이경규는 "그 분(정우성)은 비밀을 알고 있었나?"고 물었다. 이지아는 "파리에서 처음으로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해봤다. 그 때 (비밀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힘들게 얘기를 했는데, (정우성은) 아무렇지 않게 '나도 15년 동안 여자 친구가 있었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을 때 그녀의 발목을 잡은 사건이 발생했다. 서태지와의 이혼보도였다. "연락을 받았을 때 내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극한 감정을 가졌다. 그것을 숨기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정말 내가 이대로 죽는구나 생각을 했다. 이후 열흘 동안 벽만 보고 살았다. 그 시간 동안 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어진 정우성과의 이별에 대해 이지아는 "사람들은 진실을 궁금해 하지 않았다. 듣고 싶은 얘기만 들었다. 나를 위해 주변 분들이 말을 아껴줬다. 물론 그 분도 그랬다. 그런데 입을 닫고 나니 더 많은 억측과 오해가 생기더라. 그래도 그렇게 하길 잘한 것 같다. 그 분과도 잘 결정 한 것 같다"고 고백했다.
대중이 이지아에 대해 알고 있는 두 개의 큰 사건을 겪은 뒤, 그녀는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한 여자'를 통해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지아는 작품과 김수현 작가에 대해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강박을 극복하게 해준 작품이었다. 출연 이후 세상을 좀 더 넓고 크게 바라보는 여유가 생겼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끝으로 이지아는 "기다림이라는 것이 이제는 지겹다. 회식도 지금은 거침없이 다닌다. 예전엔 술을 마시면 나쁜 여자인 줄 알았는데 내가 이렇게 술을 잘 마시는지 몰랐다"며 당찬 최근의 근황을 공개했다. 일을 마친 뒤 회식에 함께 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이지아는 비로소 평범한 과정에 함께 하게 됐다.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살아온 배우 이지아에게 찾아온 평범한 변화였다.
[배우 이지아.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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