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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배우 송일국이라고 하면 보통 왕이거나, 장군이거나 위엄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주몽'으로 대변되는 것이 배우 송일국이다.
배우로서 정체되고, 한계를 느낄 즈음, 그를 끌어 올려 줬던 건 연극이었다. 가수에게도 때론 노래하는 게 어렵고, 작가라 할 지라도 글 쓰는 건 매번 어렵다. 연극에 첫 도전했던 송일국은 그렇게 연기가 어려웠고, 절박했다.
그랬던 송일국에게 '비빌 언덕'은 다름 아닌 어머니 김을동이었다. 송일국은 "제가 처음 '나는 너다'를 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걱정을 무지하게 하셨다. 사실 저도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처음으로 (연기적인 면에서) 도움을 받았다. 사실 저희 어머니가 방송국에선 프로 아니시냐. 연기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시다. 옛날엔 강북은 강부자 선생님, 강남은 김을동이라고 할 정도였다. 배우 유동근, 전광렬 선배도 작품을 하다가 막히면 새벽 2시, 3시에도 우리 집에 와서 연기를 배웠다. 박상원 선배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어머니가 밖에 나가서 제가 연기 못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얼마나 그렇겠나. 그 전엔 제 입장에선 어머니와 같이 연기 연습을 한 두 번 하다가 포기했다. 밖에서야 선생님이지만 저한테는 엄마지 않나.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 게 엄마란 말도 있다. 그 만큼 매번 연습 때마다 매번 대본이 '팔랑팔랑' 하늘에서 춤을 췄다. 그런데 이 연극을 하다가 제 부족함을 절감했다. 어머니를 제가 먼저 찾았고, 호되게 연기 수업을 받았다. 연극을 통해서 처음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어머니의 '특훈'에 송일국의 악바리 정신이 한 몫 했다. 송일국은 지난 2010년 초연했던 '나는 너다'의 전 공연 녹화분 테이프를 다 갖고 있다. "제가 성실해서 나온 게 아니었다. 그건 절박함이었다. 매회 공연을 찍어서 고생도 많이 했다. 집에 가서 다 확인하고 수정할 건 수정하고 반영하고. 그러다 보니까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전 공연 자료가 다 있다. 연기에 대한 갈망이 생기는 시기였다"
이렇게 연극 무대에 오른 송일국은 이렇게 회상했다. "하필, 마지막 그 무대에서 느낌이 '빡' 왔다. 그제서야, 그 마지막 무대에서야 이게 뭔지 알겠더라" 그래서 송일국은 다시 도마 안중근으로 무대에 오른다. 4년 만에 재연되는 '나는 너다'에서 안중근, 그리고 그의 아들 안준생 역으로 1인 2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저한테 정말 선물 같은 작품이다. 작품을 통해서 연기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커졌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특별히 젊은 친구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좀 더 역사를 조명하고 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안중근의 삶을 조명한 '나는 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연극적 상상력과 함께 안중근의 가족사를 꺼내놓으며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연극 '나는 너다'는 오는 11월 27일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트 BBCH홀에서 막을 올린다.
[배우 송일국. 사진 = 샘컴퍼니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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