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들의 가을은 다른 어느팀보다 인상 깊다.
SK 와이번스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나온 조동화의 결승 희생플라이와 이재원, 이명기의 맹타에 힘입어 7-5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시즌 성적 61승 2무 64패를 기록하며 5위 자리를 지켰다. 이제 4위 LG 트윈스와는 단 한 경기차다. 이로써 4위 주인공은 정규시즌 마지막날인 17일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됐다.
전반기 SK의 성적은 34승 49패. 9개 구단 중 8위였다. 4위 롯데와는 8.5경기차. 이미 80경기를 넘게 치른 상황이었기에 결코 적은 승차가 아니었다. 한 때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SK 자존심은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8월만 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8월 29일 SK의 성적은 46승 59패. 후반기들어 패보다 승이 조금 더 많았지만 최하위 한화의 대반격 속에 최하위까지 위협받는 신세가 됐다. 당시 SK와 9위 한화의 승차는 단 1.5경기였다.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뭔가 될 만하면 일이 터졌다. 후반기 들어 마무리투수로 변신에 성공한 로스 울프는 아들 문제로 인해 미국으로 떠났고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SK 상승세 주역 중 한 명인 트래비스 밴와트는 팀의 가을잔치 여부가 걸린 상황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10월에는 최정까지 햄스트링 통증으로 그라운드를 비우는 시간이 많았다.
연일 터지는 악재 속에서도 SK의 4위 싸움은 끝까지 이어졌다. 가을로 접어들자 타자들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으며 시즌 중반까지 기대에 못 미쳤던 유망주 투수들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7~8위에 머물 때 이만수 감독이 말한 "끝까지 포기는 없다"는 말은 허언이 아닌 진실이 됐다.
SK의 후반기 성적은 27승 15패 승률 .643. 9개 구단 중 당당 1위다. '이대로 올시즌이 끝났다' 싶은 순간이 몇 차례 있었지만 SK는 다시 일어섰고 정규시즌 마지막날까지 4강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이제 SK의 2014시즌 향방은 남은 1경기, 그리고 LG의 1경기 결과로 갈리게 됐다. 객관적 현실대로 LG가 진출할지, SK가 대역전극을 펼칠지는 아직 결과를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SK 선수들이 무서운 집중력과 투혼 속 팬들에게 이미 가을잔치 진출에 못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점이다.
[SK 선수단. 사진=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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