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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오는 2015년 30주년을 앞둔 가수 이승철에게 최근 의미 있는 별명이 생겼다. 바로 '독도 지킴이'다. 누군가에게 영광일 수도, 부담일 수도 있는 이 별명에 대해 이승철은 "저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명명했다.
최근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승철은 '독도 지킴이'라는 이미지에 대해 "이런 일이 저한테 주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게 함께 해나갈 수 있구나. 독도를 지키고 큰 목소리를 내는 게 내가 맡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극히 정치적이지 않느냐. 사실은 '그날에'는 '독도송'의 의미보다는 '통일송'에 더 가깝다. 어느 날 탈북합창단이 통일송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내가 해 주긴 해주지만 노래는 너희들끼리 불러라' 했었다. 그런데 합창단 친구들이 그러더라. '북한에서도 우리와 한 목소리를 내는 게 독도와 위안부다. 그러니 같이 하자'고 해서 정도 들고 한 친구들이어서 독도도 같이 갔다. 저에겐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가수로서 노래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위치가 되어 있다면 함께 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면서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엔 '뭐지,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생각도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본다. 독도의 열사가 돼서 강한 운동을 한다든지 이런 게 아니라 음악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날에'란 노래를 발표하면서 캠페인송으로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독도사랑에 대한 마음이 생겼다. 이 노래는 당초 독도 노래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캠페인이나 어느 프로젝트에도 잘 어울리는 저희는 음악을 기본으로 하면 된다. 음악으로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생각해 크게 부담스럽진 않다"면서도 "만약에 제가 광화문에서 집회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겠죠"라고 밝혔다.
단순히 정치적인 성향의 운동을 지향한다기 보다 이승철은 자기에게 주어진 작은 일, 특별하게는 음악을 통해 사회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저는 생각한 게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사람들이 많다. 김연아, 박찬호 등 이런 분들이한국판 '위아더월드'(We are the World) 다 같이 함께 부르고, 이 노래를 정말 세계적으로 한국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다양한 집단 출신의 청소년 합창단과 뜻 깊은 일을 하고 있는 이승철은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 정말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김천 소년교도소는 청소년들 중에서도 중범죄를 지은 사람들이 간다. 교도소 합창단, 대안학교합창단도 있다. 이들과 교류를 하면서 많은 희망을 봤다. 조폭 생활을 했던 친구, 온몸이 문신 그 친구가 변하고 목숨을 걸고 탈북해 경계심과 눈빛이 강한 소년이 음악을 통해 눈빛과 마음이 변하더라. 김천교도소 출신 중 바리스타도 있고, 교회에서 일하게 된 친구도 있다. 경계심이 많고 사회주의 생활로 융통성이 없었던 친구들이 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름다운 눈을 갖게 됐다. 이 모든 게 노래다.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이 작업이 음악을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합창단 친구들과 매년 함께 음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요한 건 이런 것들이 다 저를 찾아 왔다는 거다. 제가 계획하고 마음을 먹고 일부러 시작한 건 아니고 이런 커다란 일들이 저를 찾아와 주고 있다. 이런 일들이 찾아오니까 처음에 말씀드렸던 책임감이 들었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내년엔 어떤 합창단과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뜻 깊은 일이 저에게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공연 수익으로 10년에 걸쳐 아프리카에 10개 학교를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승철은 "예전엔 콘서트가 저를 위한 콘서트, 가수 이승철의 콘서트라고 하면 지금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콘서트가 됐다. 그래서 제가 공연 때도 아프리카 학교 짓는 걸 브리핑 한다. 그게 콘서트의 가장 하이라이트 시간이다. 이건 미션이다. 관객들한테 이런 얘기를 하면 굉장히 좋아한다. 제가 선정한 부지 등을 사진으로 찍어서 '여기 학교가 생긴다'고 보여주면 관객들도 반응이 좋다. 팬들 역시 가수 이승철의 음악만을 듣는 게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 가는 콘서트에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앞서 이승철은 지난 9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입국 당시 4시간 가량 억류된 뒤 입국이 거부되는 일을 겪었다. 이에 이승철은 일본 측의 부당한 처사를 꼬집으며 통일송 '그날에'를 무료 배포했고, 이를 통해 대중들에게 독도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게 됐다.
한편, 지난 10월 전주에서 시작된 이승철 콘서트 '울트라캡쏭'은 인천, 부산, 서울, 대구까지 계획됐다. 내년에는 월드투어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가수 이승철. 사진 = 진엔원뮤직웍스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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