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회춘한 것 같네요.”
동부 김영만 감독은 19일 오리온스전 직전 “김주성 출전 시간을 조절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김주성은 내년이면 만 36세. 확실히 예전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진 못한다. 김 감독은 김주성의 출전시간을 조절해 경기 지배력을 극대화시키려고 한다. 김 감독과 김주성은 “20분~25분 정도가 적정 시간”이라고 말한다.
올 시즌 성적을 살펴보자. 27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26분26초간 뛰었다. 10.1점, 6.3리바운드 2.4어시스트, 0.6스틸, 0.9블록. 리바운드를 제외하곤 대부분 기록이 커리어 최저치. 출전시간이 줄어들면서 세부기록의 평균 수치가 살짝 하락했다. 김주성의 나이와 경기지배력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현실.
▲김주성 지배력과 동부 조직력 상관관계
동부는 지난 두 시즌의 침체를 털고 올 시즌 순항 중이다. 18승9패, 3위로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이승준이 전력에서 제외되고 윤호영이 본격 가세했다. 내, 외곽에서 건실히 활약하는 데이비드 사이먼, 앤서니 리처드슨도 있다. 확실히 동부 조직력은 좋아졌다. 특유의 짠물수비가 살아났다. 20일 현재 경기당 68실점으로 리그 최소 1위.
그런데 지금 동부 수비조직력이 과거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 시절 만큼 아주 탄탄한 건 아니다. 윤호영은 일전에 “예전엔 우리 수비력이 모비스와 비슷했는데 지금은 경기별 편차가 크다”라고 했다. 윤호영은 비 시즌 발가락 부상 후유증이 아직 약간 남아있다. 프로 초창기의 왕성한 수비력을 보여주진 못한다. 사이먼 역시 과거 동부를 대표했던 외국인 빅맨 자밀 왓킨스, 레지 오코사 등의 수비력에는 못 미친다. 경험이 부족한 두경민과 허웅이 예전 박지현, 황진원처럼 빅맨들이 커버하지 못하는 범위를 지능적으로 메우는 것도 아니다. 또, 동부는 여전히 승부처에서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승부처에서 수비력 기복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때문에 현재 동부 수비시스템은 여전히 김주성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김 감독은 3-2 드롭존과 2-3 지역방어, 매치업 존, 스위치 존 등을 번갈아 사용한다. 앞선의 움직임에 따라 골밑 수비수들의 움직임까지 달라진다. 굉장히 복잡하다. 그런데 정작 김주성은 예전과 같은 활동량을 보이진 못한다. 파워, 기동력 모두 약간 떨어지면서 골밑 지배력 자체가 조금 떨어졌다. 김 감독이 김주성 출전시간을 제한한 건 더 이상 과거 김주성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 김주성은 최근 2경기서 25점을 넣어 맹활약했다. 냉정히 보면, 출전시간을 철저히 조절한 게 전제조건에 깔렸다.
윤호영은 “아직 주성이 형을 따라가려면 멀었다”라고 했다. 단순한 활동량이 아닌, 수비이해도와 노련미를 의미한다. 김주성이 교체 투입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경기초반 흐름을 윤호영이 잡아줘야 한다. 그런데 윤호영 몸 상태 역시 썩 좋지 않다. 여전히 동부 수비시스템에서 김주성 의존도가 높다. 동부는 이 딜레마를 시원스럽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모비스, SK를 확실히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여전한 고민
김 감독은 “최근 주성이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단순히 최근 2경기 연속 25점에 주목할 필요는 없다. 골밑 지배력 자체가 살아났다. 동부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김주성이 바깥으로 겉도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면서 동부 골밑 수비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최근 2경기서 김주성은 전성기 시절의 지배력을 보여줬다. 적극적인 몸싸움과 투지, 넓은 수비범위를 과시했다. 공격에서의 기민한 움직임 역시 좋았다. “득점보다 리바운드와 수비가 중요하다”라고 했는데, 그만큼 팀 공헌도가 높았다.
김주성이 예전의 왕성한 골밑 지배력을 보여주면서 동부는 4연승을 내달렸다. 김주성이 100% 응집력을 발휘하면 동부는 확실히 무섭다. 오리온스전의 경우 김 감독은 승부처서 사이먼보다 리처드슨을 중용했다. 김주성이 골밑에서 오리온스 외국인선수들을 제어했기 때문. 사이먼을 활용한 3-2 지역방어보다 김주성을 중심으로 한 2-3 지역방어가 더 위력이 좋았다. 물론 상대적이다. 동부가 최근 상대한 삼성, KGC, 오리온스는 객관적 골밑 지배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빅맨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드진 파괴력 역시 그리 강하지 않다.
때문에 올 시즌 다소 지배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김주성과 동부 조직력은 궁극적으로 모비스, SK 등 극강의 골밑 지배력과 조직력을 과시하는 팀을 상대해야 냉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다. 지금의 상승세가 일시적인지, 좀 더 계속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더구나 최근 김주성은 5경기 연속 25분 이상, 2경기 연속 30분 이상 출전. 경기일정이 타이트할 경우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김 감독도 “2~3분 정도 더 쉬게 해줘야 하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김주성을 선발 출전시키면 출전시간 조절이 더 어렵다는 게 김 감독 견해. 김주성의 출전시간이 25분 혹은 30분 이상으로 길어지면 골밑 전투력과 지배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동부는 주전들의 체력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베테랑 김주성에겐 더더욱 중요하다. 수비 이해도와 볼 없는 움직임이 좋은 윤호영의 몸 상태가 좀 더 좋아지면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이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 하지만, 동부 시스템상 김주성의 골밑 지배력이 보장돼야 전체적인 경기력도 리그 평균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김주성 출전시간을 조절해야 하는 김 감독 고민이 크다. 동부의 올 시즌 운명이 걸린 문제다.
[김주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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