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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아역 배우는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10대임에도 성인 연기가 부자연스럽지 않은, 오묘한 매력을 지닌, 과하지 않은 성숙미로 누나 팬들의 마음을 흔드는 여진구가 25세 청년이 돼 돌아왔다.
여진구는 영화 '내 심장을 쏴라'(감독 문제용)에서 25세 청년이자 수리희망병원이라는 정신병원의 모범환자 수명 역을 맡아 실제로는 12세 나이 차이가 나는 배우 이민기와 동갑내기로 열연했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내 심장을 쏴라'는 평온한 병원생활을 이어가던 모범환자 수명이 시한폭탄 같은 동갑내기 친구 승민(이민기)을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여진구는 "영화는 되게 좋게 나온 것 같다. 메시지도 잘 담겨 있는 것 같다. 내 연기적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많이 남는다. 초반에 헛갈려 하는 것도 보이는 것 같고. 수명이라는 인물에 대해 중심을 가지고 처음부터 연기했어야 하는데 초반에 흔들렸던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다"며 약한 소리를 했다.
일반 관객에게는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여진구 스스로는 영화촬영 초반 원작 속 수명과 영화 속 수명 사이에서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고 털어놨다. 초반 영화보다 원작 속 수명에 얽매여 있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원작의 수명을 신경 쓰고 있었다는 것. 실제 촬영을 할 때도 자신이 헤매고 있었다는 걸 느끼게 된 순간부터 많은 고민이 뒤따르기도 했다고.
여진구는 "영화 속에 수명에게 해주는 승민의 대사들이 많이 있지 않나. 그런 대사들이 수명에게만 영향이 있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하는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지만 얻어가는 건 큰 것 같다. 내가 얻어가는 게 많다보니 감독님, 선배님들에게 죄송스럽다"며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내 틀 안에 갇혔던 것 같다. 원작, 표현의 틀에 갇혔다. 연기적으로 혼자서 고민하고 그런 것들이 많았는데 그걸 조금 깰 수 있게끔, 깨고 나올 수 있게끔 도와준 영화"라고 덧붙이며 '내 심장을 쏴라'가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임을 설명했다.
'내 심장을 쏴라'는 영화가 베일을 벗은 후 청춘들을 위한 헌사로 호평 받았다. 여진구 역시 자신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느꼈을까.
여진구는 "실제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갇혀 있었다. 연기적으로 표현할 때 그런 점을 깨고 나올 수 있게 해준 영화기도 하다"며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영향을 받았다. 연기 외적으로도 내가 언젠가 나도 모르는 사이 갇히고 있을 때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25세가 됐던 여진구의 진짜 25세는 어떤 모습일까? 여진구는 '어떠한 모습일 것'이라고 상상하기 보다는 '어떠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내놨다.
여진구는 "두려워하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을 하든 자신감이 있었으면 한다. 겁을 먹거나 두려워 도망친다거나 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감 있게 부딪히고 싶다. 내가 좌절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용기 있게, 자신감 있게, 책임감 있게 한다면 좌절보다는 많은 분들이 환호를 보내주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용기 있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런 여진구는 내년이면 성인이 된다. 10대를 마무리하고 20대로 접어드는 문턱에 선 여진구는 십대의 모습을 작품으로 남겨보고 싶다면서도 곧 다가올 20대를 떠올리며 즐거워했다.
여진구는 "내년부터 할 일이 많다. 하고 싶은 것도 많다.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아지는 것 같다. 제일 먼저 운전면허증을 따고 싶다. 드라이브도 하고 싶고, 세계 여행도 가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배우 여진구.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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