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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흰옷 입고 세상에 나섰지만 흙도 묻고, 때도 타고, 남들은 야는 흰데 점마는 꺼멓다고 손가락질도 하지만. 장관님, 잊지 마이소. 이것도 설탕입니다"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에서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검찰총장 이태준(조재현)의 대사다. 쉽게 지나치기 쉬운 대사 단편이지만 해당 장면이 생각나는 것도, 그 때의 사투리 억양이 단번에 생각나는 것도 모두 신기한 일이다.
조재현은 '펀치'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강한 생명력으로 검찰총장의 자리까지 앉은 인물 이태준을 연기하고 있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펀치' 속 이태준, 조재현을 만났다.
▲ "동시간대 시청률 1위, 대본좋아 기대 많았다"
조재현은 깔끔한 정장에 반짝이는 검찰총장 배지를 단 차림이 아닌, 청바지에 조끼를 입은 편안한 차림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최근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펀치'의 분위기를 묻자 "처음부터 약간 기대를 했다"라며 솔직하게 말문을 열었다.
조재현은 "워낙 대본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 다른 사람들은 '안 될 줄 알았는데 되네'라고 하던데 막상 하는 배우들은 기대를 많이 했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어서, 캐릭터에 신나서 했던 것 같다.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펀치'로 작품을 처음 함께한 박경수 작가에 대해 "완전 쪽대본이 아니라 반 정도 나오고 있다. 머리로 쓰는 대사들은 잘 안 외워진다. 그런데 이 작가의 힘은 가슴으로 쓰는 것 같다. 대사가 금방 외워진다. 대사 암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다"라며 최근 바쁜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 "나이보다 어려보이려는 배우, 못마땅해"
'펀치'는 화려한 액션보다 정치권의 이권싸움과 그들의 이해관계를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는 일종의 심리전 드라마다. 이에 이명우 PD는 인물들의 얼굴을 매우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카메라에 클로즈업해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재현은 "부담되지 않았다. 나는 그런게 좋았다. 드라마는 바스트 클로즈업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검찰총장이면 내 나이보다 10살 정도 더 많아야 한다. 오히려 나보다 피부도 거칠고 흰머리도, 주름살도 더 많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조재현은 "배우가 못마땅한게, 자기 나이보다 더 어리게 하는 것"이라며 "나도 주사를 맞아봤는데 연기를 하면서 보니 얼굴이 찌그러져 있더라. 주름 펴는 보톡스는 정말 안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 이태준의 연관검색어 '짜장면', '귀마개'의 개연성
'펀치'를 본 시청자라면, 이태준과 짜장면, 귀마개의 상관관계를 단번에 기억해낼 수 있다. 그만큼 이태준은 '후루룩' 소리를 맛있게도 내며 성원각 짜장면을 즐겨먹었고 박정환(김래원)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얼굴만큼 큰 귀마개를 쓰며 독특한 비주얼을 보였다.
우선 '짜장면 먹방'에 조재현은 "원래 짜장면을 좋아하는데 촬영을 하다보면 중국집 장면이 밀려, 새벽에 찍는다. 한 번 찍으면 다양한 각도에 담아야하기 때문에 기본 세 그릇씩 먹는다"라며 "짜장면 먹방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들고 마시는 거다. 누가 그러더라. 박정환은 멋있게 먹고 이태준은 맛있게 먹는다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성공한 사람들, 정치한 사람들이 먹는 것에 대해 어렸을 때의 습관이 그대로 나와있다. 먹는 것은 사람들이 보면 어렸을 때의 습성이 나와있더라. 이태준은 어렸을 때 허겁지겁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리고 박경수 작가가 짜장면에 대한 추억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세대 때는 짜장면이 탕수육, 불고기를 서민들이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고의 외식이었다. 그런 향수가 있다. 박경수 작가도 우리 세대니까 그런 점들을 고려했던 것 같다"라며 짜장면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했음을 언급했다.
또 악역 이태준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귀마개 신에 대해 그는 "일단 추울 것 같다는 걱정도 있었다. '귀마개를 해야하나'라고 장난처럼 생각했는데 그 장면이 정환이를 또 찾아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뭔가 달라야 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전에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검찰총장 이태준이었지만, 그 상황에서는 많이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가 추우면 춥다고 해야하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라며 이태준의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이어 "나도 그런 장면을 연기하면서 조금 조심스럽다. 감독과 소통을 하는데 귀마개 장면이 괜찮다고 해서 준비하라고 시켰다. 이 신이 생각하는 목표지점과 흐트러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박경수 작가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래서 나중에는 박 작가가 또 다시 귀마개 장면을 넣었고, 정환이 '귀마개 안 어울립니다, 날 아직 춥습니다'라는 대사를 넣어 더욱 완성도 있는 장면을 만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배우 조재현.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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