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매번 파격적인 시도로 이슈의 중심에 섰던 가인이 이번엔 금기를 깨고 더 충격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뱀과 하와, 그 중간에 서 있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CGV에서 가인의 네 번째 미니앨범 ‘하와(Hawwah)’ 발매 기자간담회 및 시사회가 진행됐다.
가인은 이번 새 앨범에서 성경의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인 하와를 ‘태초의 유혹의 여인’, ‘신성성과 악마성을 동시에 가진 양면의 여인’, ‘규범(신의 말씀)을 깨는 저항적이고 능동적인 여인’,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자유 의지의 여인’등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캐릭터화했다. 또 선악과를 깨물기 전의 순수한 하와, 뱀의 유혹으로 선악과를 깨물까 말까 갈등하는 하와, 선악과를 깨문 뒤 유혹적으로 변한 하와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가인하면 ‘섹시’를 빼놓을 수 없다. 더블 타이틀곡 ‘Apple’(애플)과 ‘Paradise Lost’(파라다이스 로스트)에서는 그 이미지가 유독 돋보인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는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전신 타이즈, 쩍벌 등의 과감한 퍼포먼스, 야하고 감각적인 영상이 눈길을 끈다.
심지어 ‘애플’은 가사 때문에 19금 판정을 받았다. ‘하지 말라니까 하고 싶다’ ‘문을 잠그고 제대로 보여줄게’ ‘우린 손을 잡고 넘지 못할 선을 밟고’ 등의 가사가 문제가 된 것. 이에 대해 가인은 “사실 이 곡을 처음 받았을 ??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는 생각했다. 완전하게 노골적이지도 않고 심심하지도 않게 잘 표현됐다. 그런데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또 ‘파라다이스 로스트’는 다소 노골적인 안무로 인해 지상파 음악방송 무대에 올릴 수 없게 됐다. 최초 버전은 케이블채널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공개될 예정이지만, 지상파에서는 수정된 버전이 선보여질 가능성이 높다. 가인은 “무작정 섹시한 컨셉트라 바닥을 기고 웨이브를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2달 정도 현대무용 강습을 받았다. (수위 때문에) 고민했지만 ‘난 이렇게 밖에 못하겠다’라고 밀고 나간 부분이 있다. 대중성하고 멀어진 안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하와라는 컨셉트 자체가 모든 대중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기도 하고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 안에서 최대한 100%를 뽑아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파라다이스 로스트’ 뮤직비디오에는 급기야 올누드의 남자 모델들도 등장한다. 퍼포먼스 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역시 여자 솔로 가수가 지상파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완전히 넘어선 것. 이와 관련해 가인은 “몸이 굉장히 좋은 분들이 다 와서 기대감을 안고 갔다. 그런데 막상 많은 분들이 다 (올누드로) 있으니 기가 너무 눌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울고 싶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브라운아이드걸스(브아걸)로 데뷔한 가인은 만 10년간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다. 귀엽기도 했고 아련하기도 했으며 강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모두 ‘섹시’ ‘관능’등의 이미지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었다. 가인이 가장 잘하고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건 발칙하면서도 섹시한 여성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엔 빈약한 몸매를 보완하고 더 건강하고 탄력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퍼포먼스를 더욱 극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벌크업(Bulk-up, 근육량을 효과적으로 증대시키기 위해 거쳐가는 과정)까지 도전했다.
가인은 “내가 워낙에 마른 몸을 갖고 있는데,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볼륨이 없어 뒷태가 예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보기 좋게 몸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 하체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에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사회를 간 적이 있는데, 살이 너무 쪘다고 기사가 나기도 했다. 그때 의기소침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게 안 어울리는구나’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건강해보이고 탄력적인 몸매를 갖고 싶다는 욕심에 열심히 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매 솔로 활동 마다 여성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아름다움을 적절히 표현했던 가인은, 이번엔 단계를 한층 더 높였다. 뱀과 하와의 경례를 넘나들며 독특한 분위기를 풍겨 청자들을 압도시켰다.
한편 가인은 12일 미니앨범 ‘하와’를 발표하고 1년만에 솔로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 = 에이팝 엔터테인먼트]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