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은 위기다.
위성우 감독은 22일 KB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서 패배한 뒤 차분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하지만, 위 감독과 우리은행으로선 너무나도 충격적인 패배. 단기전 첫 판을 내준 꺼림칙함과 함께 KB의 준비와 기세가 상상 이상으로 좋다는 걸 직접 확인했다. 우리은행은 다급해졌다. 23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마저 내줄 경우 흐름 반전은 쉽지 않다. 3~4차전은 KB 안방 청주에서 열린다.
때문에 우리은행으로선 이날 2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그러나 고민이 있다. 위 감독은 “스트릭렌을 막는 게 마땅치 않다”라고 했다. 또 하나의 고민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이승아. 두 가지 고민을 해결해야 KB에 넘겨준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위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
▲왜 스트릭렌을 막기가 쉽지 않나
KB 쉐키나 스트릭렌은 올 시즌 그렇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샤데 휴스턴(우리은행), 카리마 크리스마스(신한은행), 엘리사 토마스(하나외환) 등에 비하면 그렇다. 그러나 스트릭렌은 신한은행 시절 모니크 커리(삼성)와 함께 최고 외국인선수였다. 서동철 감독은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라며 걱정을 많이 했다.
상대적으로 KB 적응이 더뎠다. 그러나 스트릭렌은 “새로운 팀, 감독, 코치, 동료에게 적응한 뒤 오히려 잘 풀리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 스트릭렌은 정규시즌 막판 눈에 띄게 살아났다. 친정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22일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서 38점으로 대폭발했다.
일단 키가 188cm이다. 운동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내, 외곽 공격 모두 능하다. 스피드도 보통 이상. 높고 빠른 스트릭렌의 돌파를 우리은행이 정상적으로 막는 건 쉽지 않다. 또 스트릭렌은 3점포도 갖췄다. 당연히 타점이 높다. 수비수가 타이트하게 붙어도 스트릭렌의 높은 타점에서 비롯된 슛 릴리스를 흐트리는 건 쉽지 않다.
우리은행은 샤데 휴스턴에게 스트릭렌 수비를 1대1로 맡겼다. 그러나 5cm의 신장 열세는 컸다. 골밑 돌파를 쉽게 막아서지 못했다. 외곽에서 스위치디펜스로 국내선수가 스트릭렌을 봉쇄했지만, 역시 버거웠다. 스트릭렌이 휴스턴을 외곽으로 끌고 나오면 컷인이나 외곽슛 등 찬스가 많이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경기 도중 스트릭렌을 의식해 지역방어와 더블팀도 간헐적으로 시도했지만, KB의 효율적 패스게임과 국내선수들의 3점포가 너무나도 위력적이었다. 결국 현재 KB의 기세와 스트릭렌의 컨디션만 보면 우리은행이 그를 봉쇄하기가 쉽지 않다.
▲이승아의 컨디션 회복
우리은행으로선 이승아의 성장이 올 시즌 최대 수확. 본래 수비력이 리그에서 가장 좋았던 이승아는 올 시즌 정확한 3점슛을 장착했다. 박혜진과 마찬가지로 승부처 클러치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런 특성은 단기전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 우리은행의 최대 장점이 박혜진과 이승아의 공수 냉정한 활약. 하지만, 우리은행은 1차전서 이런 장점을 전혀 뽑아먹지 못했다.
위 감독은 1차전 직전 “이승아의 컨디션은 약 6~70% 정도”라고 했다. 그는 올 시즌 도중 발목을 다쳤다. 정규시즌 중반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막판 3경기에 나섰지만, 순위가 어느 정도 결정된 뒤라 긴장감 있는 실전을 치르지 못한 약점은 분명했다. 1차전서 드러난 이승아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최근 물이 오른 홍아란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반대로 이승아만큼 수비력이 좋은 홍아란에게 꽉 막혔다. 그 지점에서 KB 공격의 물꼬가 트였고, 우리은행은 고전했다.
위 감독은 이승아가 좋지 않자 이은혜를 투입했다. 그러나 이은혜가 투입될 경우 우리은행 고유의 수비조직력에 약간의 누수가 생긴다. KB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우리은행 특유의 존 프레스를 여유있게 해체했다. 우리은행으로선 단 하루만에 이승아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은 게 고민. 다만 이승아가 오랜만에 긴장감 넘치는 실전을 소화하면서 2차전서는 경기력, 정확히 게임체력이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
우리은행으로선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수비력이 좋은 이승아가 1차전서 정상적으로 뛰었다면 스트릭렌의 외곽 움직임도 변칙수비로 어느 정도 묶을 수 있었다. 우리은행은 2차전서 이 고민들을 해결해야 대반격이 가능하다.
[스트릭렌(위), 이승아(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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