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미래를 포기한 것인가. 과연 현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는지, kt wiz에 묻고 싶다.
kt는 2일 밤 롯데 자이언츠와의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kt는 '미래의 배터리' 박세웅과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를 롯데로 보내고, 롯데에서 포수 장성우와 윤여운, 투수 최대성, 야수 이창진과 하준호를 받아들인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끝나고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박세웅과 장성우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점이 가장 눈에 띈다.
kt 구단 측은 "투수리드와 공격력이 우수한 장성우, 주력과 장타력을 보유한 좌타자 하준호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했다"며 "강속구를 보유한 최대성의 영입으로 투수진을 강화했고, 성장이 기대되는 윤여운, 이창진을 영입하여 백업 자원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롯데 측은 "즉시 전력이 가능한 투수 자원을 확보했고, 장기적으로 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유망주를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자, 이번 트레이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 kt가 박세웅과 안중열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둘 다 1995년생, 올해 한국 나이로 21살이다. kt를 넘어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배터리이기도 하다. kt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특히 박세웅의 상징성은 대단했다. 2013년 NC 다이노스 창단 당시 나성범과 같은 존재로 보면 딱 맞을 것 같다.
물론 1군 첫해인 올 시즌 성적은 신통치 않다. 6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5.79. 아직 데뷔승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호평이 쏟아졌다. 현직 감독들은 "미래의 에이스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일 NC전서는 7이닝 2실점 호투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운드가 약점인 롯데에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카드다.
안중열로 시선을 돌려보자. 그는 지난해 kt에 2차 특별지명 15순위로 지명된 포수다. 올 시즌에는 용덕한의 백업으로 20경기에서 타율 1할 4푼 8리, 홈런 없이 1타점을 기록했다. 도루저지율은 2할(3/15). 제26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서도 박세웅-안중열의 활약은 빛났다. kt로선 그야말로 '미래의 배터리'를 한 시즌도 안 써보고 팔아치운 셈이다.
물론 롯데에서 강민호에 밀려 출전하지 못했던 장성우를 받은 건 좋다. 장성우에겐 분명 좋은 기회다. kt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는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문제는 kt가 미래의 배터리를 너무 빨리 포기했다는 것. 2일까지 kt의 시즌 전적은 3승 24패, 승률이 고작 1할 1푼 1리다. 1위는 둘째치고 9위 NC(승률 0.462, 12승 14패)와의 승차도 무려 9.5경기다. 당장 즉시전력을 얻는다고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텐데, 미래의 배터리를 일찍 포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여기저기서 "리그의 질이 떨어진다", "kt를 상대로는 2승 1패를 해도 루징시리즈다"는 말이 나온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 미래를 짊어질 토종 투수와 포수를 포기했다. kt 팬들에겐 젊은 배터리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흥밋거리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계속된 패배로 '승점 자판기' 노릇을 하고 있는데, 미래 주축 자원까지 떠나 보냈다. 흥밋거리가 또 사라진 셈이다.
전력 보강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오프시즌 대형 FA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고,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더 투자할 수 있었다. FA 3명(박경수 박기혁 김사율) 영입에 쓴 돈은 44억 1천만원, 외국인 선수 4명 영입에는 총 262만 달러(한화 약 28억 1,500만원)를 썼다. 선수 7명을 잡는 데 쓴 돈이 FA 최고액 계약자 윤석민(KIA, 4년 90억원)보다 적다. 그러다 보니 성적은 안 나오고, 결국 팀의 미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과연 kt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박세웅-안중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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