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 상반기 충무로는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예상치 못한 메르스 여파로 관객수가 급감했고,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성인식을 앞두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작은 영화들은 여전히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해 자신들의 영화를 보여줄 기회마저 잃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꺼번에 세 명이나 내한해 ‘역대급’이라 불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한국 복귀를 시동인 중인 이병헌도 올 상반기 주목할 만한 일들 중 하나다.
▲관객수 급감, 극장·영화는 울상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은 문화계까지 영향을 끼쳤다.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약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영화계는 예상치 못한 일들에 휩싸였다. 관객수는 급감했다. 메르스가 크게 유행했던 서울 지역이 특히 더했다.
사회적 정서를 고려해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는 곳도 늘어났다. 올해 기대작 중 하나인 ‘암살’이 제작보고회를 연기했으며 ‘나의 절친 악당들’은 쇼케이스를 취소했다. ‘연평해전’, ‘밀양 아리랑’은 개봉일을 변경했고, ‘뷰티 인사이드’는 같은 배급사의 영화 ‘연평해전’의 개봉일이 늦어짐에 따라 자연히 개봉일이 밀리는 수순을 밟았다.
▲20주년 앞두고 혹독한 성인식,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는 혹독한 성인식을 치르는 중이다. 20주년을 앞두고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영진위 예산 삭감, 독립성 훼손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세월호에 투입된 다이빙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강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를 실시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사퇴 압박을 받았으며, 영진위는 지난해 14억 6000만원에서 약 47%(6억 6000만원) 삭감된 8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다이빙벨’과 상관없는 결정이라는 주장이지만, 많은 영화인들이 이 모든 일의 시작을 ‘다이빙벨’ 상영 강행에서 비롯된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영화인, 단체 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영진위에 항의 방문 하는 등 부산국제영화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해마다 불거진 고질적 문제, 작은 영화들의 상영관 부족
영화계의 고질적 문제가 다시 작은 영화들의 발목을 잡았다. 스크린 독과점, 스크린 쏠림, 빈익빈 부익부, 대기업 수직계열화 등 다양한 말로 불리며 항상 문제가 돼 온 상영관 부족 현상이 올해도 일어난 것.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측은 조조와 심야 상영표만을 배정받아 관객들의 관람 기회가 박탈당하자 직접 관객들의 단체 문의를 받아 상영관을 별도로 잡는 방법까지 동원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스크린 독식을 비판하며 배급사 대표가 사임했고, ‘어우동:주인 없는 꽃’ 측은 개봉일을 2번이나 연기했지만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관을 배정받지 못했다고 호소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한국을 들었다 놨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2015년은 지난해 국내에서 촬영됐던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베일을 벗는 해였다. 이에 맞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역대급 내한 행사도 진행됐다.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가 한꺼번에 내한했다. 마블 영화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합류한 첫 한국 배우 수현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지난해 국내 촬영으로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년 연속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봉 전부터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고, 이런 관심은 관객수로 이어졌다. 그 결과 올해 개봉작 중 첫 천만 영화일 뿐 아니라 마블 최초의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한국 컴백 성공적? 개봉일이 확정된 이병헌의 영화들
이병헌이 충무로로 돌아온다. 영화로 관객들 앞에 서는 건 지난 2013년 ‘레드:더 레전드’ 이후 2년 만이다. 그동안 이병헌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민정과 결혼을 했고, 생각지도 못했던 추문에도 휩싸였다.
‘50억 동영상 협박 사건’을 겪은 이병헌은 법적으로는 승자였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이병헌이 출연한 작품들은 개봉일을 변경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지난해 연말 개봉 예정이었던 ‘협녀, 칼의 기억’이 대표적 작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만큼 이병헌 사건과 무관하게 비슷한 시기 전세계에서 일제히 개봉을 확정했지만 국내 정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한국영화는 선뜻 그러질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협녀, 칼의 기억’이 8월 개봉을 확정, 드디어 정면 승부를 결정했다. 또 다른 이병헌의 출연작 ‘내부자들’은 지난해 7월 중순 촬영을 끝마쳤지만 현재까지도 개봉일을 논의 중인 상태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진행되는 영화의 전당,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한국 촬영 현장, 이병헌과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리틀빅픽처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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