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청주 강산 기자] 그야말로 총력전이었다. 그런데 미스테리의 연속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4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4, 9회말 끝내기로 패했다. 4연패로 시즌 전적 37승 46패가 됐고, 9위로 추락했다. 이날 승리한 LG 트윈스(39승 47패)에 밀렸다. 최악의 상황이다.
롯데는 일찌감치 총력전을 예고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통해 반등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브룩스 레일리도 자진해서 대기한다. 던지겠다고 하더라"며 등판을 시사했다.
그런데 0-0으로 팽팽하던 5회말 한화 공격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1사 2, 3루 상황에서 선발투수 송승준을 내리고 심수창을 투입했다. 위기 상황이었고, 7안타를 맞아 다소 불안하긴 했으나 투구수는 82개였다. 지난 2경기에서 15이닝 동안 한 점만 내준 송승준의 좋은 흐름을 감안하면 이른 교체는 분명 미스테리였다. 일단 작전은 실패. 심수창이 정근우의 희생플라이와 한상훈의 적시타로 승계주자 2명을 홈에 들여보냈다. 0-2로 끌려갔다. 롯데로선 1차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간 셈.
심수창이 이후 2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으나 동점을 허용한 과정이 아쉬웠다. 롯데의 3-2 리드 상황에서 한 점을 지켜내지 못 한 건 어쩔 수 없다 치자. 그런데 7회말 2사 3루 위기, 1루가 빈 상황에서 김태균과 정면승부를 하다 적시타를 맞은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볼카운트 3B 2S에서 8구째 140km 패스트볼을 공략당한 것. 김태균이 볼넷으로 나갔다면 다음 타자는 한상훈이었다. 앞선 타석에서 대타 적시타를 때려내긴 했는데, 승부처에서 극강인 김태균과 견줘 부담은 덜했다. 그런데 김태균을 상대로 결정구 포크볼이 아닌 패스트볼로 승부한 게 결국 독이 됐다.
올 시즌 승부처에서 무척 강했던 김태균이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이날 전까지 김태균의 득점권 성적은 타율 4할 2푼 5리(73타수 31안타) 7홈런 58타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7회 이후 타율도 4할 1푼 5리에 달했다. 결과론이지만 굳이 김태균과 승부할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그 다음. 2사 1루 상황에서 롯데 벤치는 심수창을 내리고 레일리를 투입했다. 이 감독은 "레일리가 1이닝만 던지면 모레(16일)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최소 1이닝은 끌고 갈 듯 보였다. 그러나 레일리는 한상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마쳤고, 8회부터 강영식에 바통을 넘겼다. 선발 요원 레일리를 원포인트로 활용한 셈이다. 이날 레일리의 공 4개에 아웃카운트 하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웠다.
결국 롯데는 9회말 이성민이 1사 후 이용규와 장운호에 연속 안타를 내준 뒤 정근우에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아 3-4 재역전패를 당했다. 0-2 상황에서 3-2 역전에 성공하고도 결국 재역전패했다. 투수를 일찍 소모한 게 어마어마한 패배로 이어졌다. 1패 이상의 큰 타격이다. 그나마 레일리가 공 4개만 던진 덕택에 16일 선발투수로 쓰기에 무리가 없다는 게 불행중 다행. 이 감독은 경기 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 내일 경기 대비 잘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롯데 자이언츠 송승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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