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배영섭(경찰청)이 전역 직후 삼성 1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중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 이달 말 경찰청에서 제대(25일)하는 배영섭을 올 시즌 보류선수명단에 포함시킬 것이냐고 몇 차례 질문했다. 그때마다 류 감독은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감안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 이 선택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일단 어떤 방향으로 선택을 한다면 포기해야 할 부분도 생긴다.
최근 류 감독은 생각을 정리한 듯하다. 그는 13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배영섭을 1군에 등록시키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100% 확정적인 건 아니지만, 정황상 배영섭이 25일 전역하면 삼성의 보류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곧바로 1군에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시즌 종료시점, 그리고 포스트시즌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배영섭의 경기력과 컨디션 등을 체크할 것이다. 그 결과를 토대로 배영섭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넣을 것인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면 된다.
▲호타준족 우타 외야수
배영섭은 삼성에, 아니 KBO리그 자체에 부족한 호타준족 우타 외야수. 잘 치고 잘 달리고 잘 받는 외야수는 많지만, 그 외야수가 오른손타자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배영섭은 그래서 특별하다. 그는 올 시즌 경찰청에서 87경기에 출전, 타율 0.304 5홈런 50타점 58득점 8도루를 기록했다. 입대하기 직전 시즌이었던 2013년에는 타율 0.295 2홈런 38타점 66득점 23도루를 기록했다. 2012년과 2013년 주전 중견수였고, 2013년에는 톱타자로 맹활약했다. 한 방 능력과 정확성, 기동력, 작전수행능력을 고루 갖춘 우타자.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에도 수준급 우타자가 부족하다. 박석민과 야마이코 나바로가 간판 노릇을 하고 있지만, 쟁쟁한 좌타라인에 비하면 2% 부족한 건 사실. 배영섭으로 그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배영섭의 활용 방법에 따라 삼성의 전력이 더욱 올라갈 수도 있다. 주전은 물론, 대타, 대수비, 대주자로서의 가치도 높다. 사실 주전으로 쓰지 않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좋은 외야수.
▲치열한 주전경쟁
배영섭이 1군에 합류하면 주전경쟁은 치열해진다. 삼성 외야는 기본적으로 부동의 4번 타자이자 좌익수 최형우가 붙박이. 지금은 중견수 박해민, 우익수 박한이가 주전. 그러나 올 시즌 구자욱이 주전들의 부상 혹은 부진에 1루수, 3루수, 중견수, 우익수를 돌며 발군의 기량을 과시, 주전보다 더 뛰어난 백업이 됐다. 최근 1~2개월에는 사실상 주전으로 뛰었다. 구자욱은 3일 옆구리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 휴식 중이다. 하지만, 곧 1군에 다시 가세한다. 여기에 배영섭까지 합류하면 박해민, 박한이, 채태인, 구자욱, 배영섭이 1루수와 중견수, 우익수를 놓고 5:3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구자욱과 박해민은 1루수도 소화 가능.)
가깝게는 정규시즌 잔여경기 그리고 포스트시즌 엔트리 구성 및 활용의 고민이지만, 내년 이후 장기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이들 중 박해민이 아직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류 감독은 시즌 중 박해민을 내년에 당장 군에 보낼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고민은 내년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부상과 부진 변수가 없다면, 류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커리어만 보면 박한이와 채태인이 무조건 중용돼야 하지만, 나머지 세 명의 젊은 야수들도 너무나도 건실하다.
▲2차드래프트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
배영섭이 2015시즌 보류선수 명단에 들어오면, 삼성은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배영섭이 보류선수 명단에 들어오는 순간 군 보류선수 신분에서 벗어나기 때문. 이는 엄청난 의미가 있다. 올 시즌 직후 2차드래프트가 있다. 10개 구단은 FA 선수, 외국인선수, 신인선수, 군 보류선수, 임의탈퇴 선수를 제외하고 40명 보호선수명단을 작성한다. 그러면 서로 타 구단에서 보호선수 외의 선수들을 최대 3명 데려갈 수 있다.
만약 삼성이 올 시즌 배영섭을 보류선수로 등록하지 않는다면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서 배영섭을 40인 보호명단에 넣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배영섭을 1군에 등록, 당장 올 시즌의 전력 강화를 택한다면 시즌 후 배영섭을 40인 보호명단에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즉, 다른 어떤 선수 1명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뜻. 류 감독이 배영섭을 제대하자마자 잔여시즌 혹은 포스트시즌에 활용하겠다고 결심한 건 이 부분에서의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배영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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