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생애 첫 악역 연기를 마친 배우 김재원(34)은 "또 악역을 해볼 생각이 있는가?" 묻자 손사래 치며 "아뇨. 다신 안 해요. 캐릭터에 빠져 실수라도 할까봐 사람들한테 연락도 못하겠어요" 하고 웃었다.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로 대중 앞에 혜성 같이 나타났던 배우. 김재원의 그 '살인미소'다.
김재원은 MBC 50부작 사극 '화정'에서 인조로 분했다. 역사적 평가 속 인조와 드라마 속 인조의 균형점을 찾는 건 고된 탐색이었다.
"자료를 모을 때, 혹시라도 따라 하게 될까 봐 다른 배우의 영상은 보지 않는다"던 기준도 이번에는 깼다. 인조의 삼배구고두 촬영을 앞두고 선배 배우 이덕화가 인조로 열연한 JTBC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영상을 찾아보고 연구했다.
15년차 김재원의 연기 인생에서도 손 꼽는 어려운 캐릭터였다. 처음 해본 악역. "부정적인 내용을 담는다는 게 초반에는 힘들더라고요." 데뷔 이후 줄곧 가슴 따뜻한 이야기에만 출연했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향한 시청자들의 원성도 처음 겪어본 일이었다.
다만 오직 작품을 위해 자신을 버렸고, 인조에 몰입했다.
"조금이라도 선하게 연기하다가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 내가 욕먹자. 일단은 (이)연희가 살아야 하니까. 인조의 다른 측면은 나중에 표현하자'"
덕분에 인조의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스스로 그린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응집해 보여줄 수 있었다. 악행의 근원에는 "사랑의 결핍"이 있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랑 아니겠느냐 하는 메시지.
'사랑'. 김재원이 배우로서 유일하게 추구하는 이상 같았다. "왜 따뜻한 작품만 하죠?" 묻자 "좋으니까요. 전 날씨처럼 화창한 게 좋아요. 보고 나면 기분 좋은 작품이 좋잖아요" 했다.
'로망스'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라 '살인 미소'란 최고의 별명을 얻은 배우. 미처 연기 교육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무작정 뛰어들어 스타가 되었으나, 경솔하지도 자만하지도 않고, 오직 대중에 따뜻함을 전하기 위해 쉬지 않고 연기하고 배운 김재원. 결혼을 하고 아이를 얻으며 깨닫게 된 아버지의 마음마저도 연기에 담기 위해 노력한 배우.
그럼에도 스스로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그는 13년 전 '로망스' 시절을 이렇게 회상하며 웃었다. 이번에도 그 '살인 미소'였다.
"값진 추억이자 경험. 그런 시절이 나한테 있었나 싶기도 한 감사한 시절이에요. 제 이름은 몰라도 어르신들이 '어, 살인 미소?' 하면서 알아보시기도 했고요. 지금도 '살인 미소'를 대체할 만한 다른 수식어를 갖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미소가 좋아요. 가끔 '살인 미소'가 아니라 '미소 천사'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요. 하하."
[사진 = MBC-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