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올해 충무로의 최고 라이징 배우를 꼽는다면 단연 배성우다. 그는 올해에만 자신이 출연한 12개의 작품이 개봉됐고, 한국영화는 '그가 나온 영화'와 '안 나온 영화'로 구분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는 배우들 사이에서 '다작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가운데 올해 1,300만 관객을 돌파한 '베테랑'에서 중고차 밀매업자 역할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던 배성우는 "작년이 내 배우 인생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찍었던 해라면 올해는 작품이 많이 개봉되는 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를 기점으로 많은 관계자들이 그를 찾았다.
배성우는 영화 '더 폰'(감독 김봉주)에서 도재현 역을 맡았다. 형사로 등장하지만 이내 곧 심상치 않은 남자 도재현으로 분해 고동호 역의 손현주와 치열한 대립각을 보이며 2014년과 2015년을 넘나든다. 카메오와 조연으로서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던 것과 달리, '더 폰'에서는 주연 역할을 맡아 남다른 심경을 전했다.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지는 것 같아요. 어느 캐릭터나 마찬가지로 공감가는 부분이 있잖아요. 딸과 이야기하는 장면을 통해 타당성이나 설득될 부분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너무 이해하려고만 하면 긴박감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했죠. 사실은 전형적인 악당, 생활형 악역, 소시오패스 캐릭터예요."
극중 고동호가 자신의 존재를 알고 2014년의 아내 조연수(엄지원)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할 때, 도재현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신의 계획을 막는 고동호와 그의 가족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불도저 같은 모습을 보인다.
"감독님이 그런 표정이나 감정선을 원하셨어요. 결국 두 가장이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가 강한 작품이다보니 매력있는 악역보다는 그런 느낌이 더 부각되길 원했던 것 같아요. 내용 자체가 복잡한 부분이 있어서 캐릭터의 변화보다는 매 상황 자체에 힘을 싣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더 폰'은 2014년과 2015년을, 휴대전화로 오가는 판타지 스릴러를 그린다. 특히 조연수 캐릭터는 2014년에만 있고 고동호는 2014년과 2015년이 확연히 다른 반면 도재현은 감정선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각 인물에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로 동시에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배성우는 미세한 감정선의 변화를 줘야했고 중반부 이후 터지는 액션에 중점을 뒀다.
배성우는 목을 조르는 것보다 조르는 척하는 것이 몸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간다고 전하며 손현주와의 액션 합이 좋았다고 밝혔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세트신에서, 손현주와 3일 내내 싸우는 장면을 찍었던 배성우는 "주차장 액션신에서는 인대가 어긋나 90%가 찢어졌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부상투혼이었다. 그는 다음날부터 일주일간 촬영이 비어있는 틈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의사에게 "액션신을 찍어야하는데 그때까지 제발 낫게 해달라"며 투혼을 보였다. 촬영이 재개됐지만 100% 완치되지 못해 압박붕대를 감고 뛰었을 정도로, 배성우는 '더 폰'에 많은 애정과 열정을 보였다.
"이 영화에서 제가 나름 잘생기게 나오더라고요.(웃음) '어머, 왠일이야' 싶었죠. 가만히 있을 때 클로즈업된 모습에서 멀쩡하게 나오는 걸 보고, 촬영감독님께서 날 애정하셨구나 싶었어요. 전 앞으로도 다작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대한 많이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싶고, 그러면서도 배우로서 저만의 색깔을 확실히 가져가려고요. 그래야 멀리 볼 수 있고 깊게도 들어갈 수 있는 배우가 된다고 생각해요."
[배성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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