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시장이 열린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18일 FA 자격선수들을 공시한다. FA 자격을 갖춘 선수가 FA 권한을 행사하려면 이날부터 20일까지 전 소속구단을 통해 FA 신청서류를 KBO에 보내면 된다. KBO는 21일 FA 신청자들을 공시한다. 22일부터 본격적인 FA 협상에 들어간다. FA와 전 소속구단의 우선협상은 22일부터 28일까지, 타 구단과의 협상은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가능하다. 12월 5일부터는 FA와 전 구단이 협상 가능하다.
KBO리그 FA 시장은 최근 2~3년을 통해 급격히 과열됐다. 매년 FA 최고액 계약이 경신됐다. 뒷돈논란도 과열됐다. 공식적으로 역대 FA 최다규모 계약자는 KIA 윤석민(4년 90억원). 야수 최고액선수는 SK 최정(4년 86억원)이다. 모두 지난해 FA 시장에서 계약한 선수들. 이번 FA 시장에 나오는 선수들의 최고 계약액수는 윤석민과 최정을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100억원 돌파 가능할까
FA 1명에게 계약금과 연봉, 옵션 합계 100억원을 투자하는 게 가능할까. FA 시장 태동 16년만에 100억원 돌파 주인공이 나올 듯하다. 이미 지난해에도 2013년 강민호(75억원)를 넘어 단숨에 100억원 돌파가 가능하다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구단들은 100억원을 열어 젖히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고, FA와의 합의 끝에 90억원대 장벽만을 허물었다.
이번에는 100억원 돌파가 거의 확실하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전망. 대어가 쏟아져 나온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에서 김현수와 오재원, 삼성에서 이승엽과 박석민, 넥센 유한준 이택근 손승락, SK 정우람 윤길현 채병용 정상호 박정권 박재상 한화 김태균, KIA 이범호, 롯데 송승준, LG 이동현, KT 김상현 등이 대표적이다.
우승에 배고픈 팀이 여전히 많고, 외부 FA 성공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구단들은 FA 시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막상 과열된 경쟁흐름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FA 인플레이션에 동참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탬퍼링 의혹과 소문이 파다하고, 다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김현수의 경우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가 변수. 만약 KBO리그 잔류를 선언한다면 FA 총액 100억원을 넘어설 1순위 후보다. 위에 거론된 대부분 FA가 100억원 돌파를 장담하지는 못해도 50~60억원대를 시작으로 70~80억원대 계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평가다.
▲포스팅 금액
이번 FA시장의 결정적 변수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 이미 박병호 에이전시 옥타곤 월드와이드가 미네소타와 독점협상에 들어갔다. 박병호가 내달 9일까지 미네소타와 정식으로 계약만 하면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써냈던 최고입찰액 1,285만달러(약 147억원)는 고스란히 넥센이 이적료로 거머쥔다. 또한, 롯데 손아섭도 포스팅 절차에 들어간 상태. 상대적으로 박병호보다는 입찰액이 적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실제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면 롯데 역시 이적료를 거머쥐게 된다.
넥센이 거머쥘 게 확실시되는 147억원은 상황에 따라 외부 FA를 2명 정도 잡아낼 수 있는 금액. 포스팅 금액 자체가 애당초 구단의 자금운영 플랜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일종의 보너스 머니라고 보면 된다. 물론 넥센의 경우 내년 고척스카이돔으로 이사를 가면서 이래저래 구단운영비가 늘어날 전망. 그렇다고 하더라도 147억원은 충분히 전력보강용 금액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넥센이 FA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든다면 전체시장 흐름이 요동칠 수 있다. (FA 인플레이션 시작도 4년 전 넥센의 이택근 50억원 계약이라는 평가)물론 넥센도 내부 FA들을 붙잡는 게 우선순위다.
▲FA 투수들에 대한 시선
이번 FA 시장은 예년과는 달리 적지 않은 투수들이 FA 자격을 얻는 게 특징이다. 외부 FA 성공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FA 투수, 특히 FA 투수의 이적 후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그런데 지난해 두산이 84억원에 영입했던 장원준이 두산의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한 건 일대 사건이다. 이번에도 몇몇 선발형 FA투수가 있다. 그리고 선발보다 수준급 불펜 FA들이 더 많다.
시즌 중 한 해설자는 "장원준이 투수 외부 FA로 성공한 건 전형적으로 부상이 적은, 부드러운 투구폼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강속구 투수들, 그리고 수년간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던 불펜 투수들을 타 구단이 데려가는 건 여전히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FA로 풀리는 투수는 이미 소속팀에서 7~8년 이상 꾸준히, 많이 던졌다는 뜻이다. FA 계약 후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코멘트는 일종의 전망이자 사견이다. 충분히 일리 있다. 한편으로 FA 투수 성공사례는 타자보다는 훨씬 적지만 계속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 10개 구단 모두 투수가 부족하다. 전 소속구단과 협상이 결렬된 투수가 외부 시장에 나올 경우 몸값은 그만큼 높아지게 돼 있다. 이번 FA 시장을 통해 투수 FA에 대한 구단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체크해볼 수 있다. 당연히 FA 인플레이션 현상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야구장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