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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분노의 역류’ ‘아폴로 13’ ‘뷰티풀 마인드’로 유명한 론 하워드 감독의 해양 시대극 ‘하트 오브 더 씨’가 3일 개봉한다. 장대한 스케일에 생생한 디테일을 살린 이 영화는 과연 인간이 추적하는 흰고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이기도 하다.
1. 허먼 멜빌의 걸작소설 ‘모비딕’에 영감을 준 실화사건
영화의 원작은 2000년 출간된 너새니얼 필브릭의 ‘바다 한가운데서’이다. 타임지 선정 2000년 최우수 논픽션, 전미도서상 선정 2000년 최우수 논픽션에 선정된 책으로, 영화사는 2001년부터 제작에 착수했다. 무려 14년 만에 영화로 재탄생했다.
‘바다 한가운데서’는 포경선 에식스호가 거대한 흰고래에 부딪혀 침몰한 실화를 추적했다. 오언 체이스(크리스 햄스워스) 일등 항해사를 비롯한 20여명의 선원들은 약 석달 동안 망망대해를 표류했다.
허먼 멜빌은 오언 체이스가 남긴 생존기를 읽고 ‘모비딕’의 에이해브 선장 캐릭터를 만들었다. 흰고래 모비딕에 광적으로 빠져드는 에이해브 선장의 원형이 오언 체이스인 셈이다. 극중의 오언 체이스를 보면서 소설 ‘모비딕’의 에이해브 선장을 떠올리는 것도 관람포인트다.
2. 배우들은 영양사의 감독 아래 하루 500칼로리 이하의 식사를 했다.
선원들은 에식스호가 침몰한 뒤에 무려 90여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했다. 더위와 배고픔과 탈수증은 지옥보다 더한 고통이었다. 제작진은 배우들에게 영양사의 감독 아래 하루 500칼로리 이하의 식사만 제공했다. 실제 조난당한 선원들은 건빵을 조금씩 나눠 먹으며 삶을 연명했다. 극중에서도 배우들이 건빵을 먹는데, 제작진은 실제 건빵을 제공했다. 크리스 햄스워스는 건장한 체구에서 살이 쏙 빠진 모습을 트위터에 공개한 바 있다.
3. 배에 소형 카메라를 부착해 역동성을 살렸다.
안소니 도드 맨틀 촬영감독은 ‘슬럼독 밀리어네어’ ‘28일 후’ ‘127시간’ 등으로 유명하다. 론 하워드 감독과는 ‘러시:더 라이벌’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소형 카메라를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도 배 곳곳에 소형 카메라를 부착했다. 배우들은 자신이 어느 프레임에 걸리는지 전혀 모른채 연기에 임했다. 실제 고래와 사투를 벌이는 듯한 배우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냈다.
4. 론 하워드 감독은 ‘데드리스트 캐치’ 스타일을 원했다.
론 하워드 감독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직업의 세계를 잘 구현한다는 점이다. ‘분노의 역류’의 소방관, ‘아폴로 13’의 우주인 등이 대표적이다. 이 영화에서도 1820년 고래잡이 선원들의 디테일을 뛰어나게 구현했다. 그는 디스커버리 채널의 리얼리티 쇼 ‘데드리스트 캐치(Deadlist Catch)’ 스타일을 참고했다.
5. 표류는 인문학적 성찰이다.
일등 항해사 오언 체이스는 계급의 벽에 막혀 선장이 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는 될 수 있으면 많은 고래기름을 만들어 만선으로 들어와 다음 항해에선 선장으로 출항하는 것이 삶의 목표다. 그에게 고래는 탐욕의 대상이다. 그는 거대한 향유고래의 공격에 배를 잃고 표류하는 동안에 자신이 그토록 맹목적으로 매달렸던 고래잡이를 반성적으로 성찰한다. 지난달 30일 CGV판교에서 열린 GV행사에서 최진기 강사는 “표류는 곧 성찰”이라면서 “오언 체이스가 고래에 대한 맹목을 버렸을 때 비로소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오언 체이스가 극 후반부 결정적인 순간에 내리는 판단은 성찰의 결과물이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크리스 햄스워스 트위터]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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