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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가수 윤수일이 데뷔 40년의 영광을 안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공개홀에서 윤수일의 데뷔40주년 기념 미니 콘서트 및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윤수일은 음악을 위해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던 지난 1973년을 떠올리며 “영어 이름을 그룹 명으로 쓸 수 없어 ‘윤수일과 솜사탕’이란 이름으로 출사표를 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감없이 자신의 음악 인생을 털어놨다.
이어 윤수일은 ‘윤수일 밴드’를 결성하게 된 배경에 대해 “‘사랑만은 않겠어요’를 첫곡으로 하고 활동했는데 내분에 휩싸였다. 다른 멤버들은 반주를 안하겠다고 하고, 난 그 곡이 좋으니 ‘이걸로 가자’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서로 이견이 있었다. 트로트 풍이라는 약점 때문에 고집들을 가지고 설득을 했는데, 내 생각에 우리는 된장 고추장을 좋아하는 민족이니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의지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그룹을 나와서 지금 윤수일 밴드를 새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수일의 최고 히트곡은 단연 ‘아파트’다. 최근까지도 노래방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한 이들이 부르곤 한다.
그는 “‘아파트’를 작사, 작곡할 땐 잠실에 아파트가 드문드문 있을 때다. 당시엔 잠실벌이 갈대밭이었는데, 신문이나 뉴스에 ‘아파트가 돈 된다’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아파트’란 곡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싶어 시작이 됐다”고 털어놨다.
또 친구의 이야기를 꺼내며 “당시 내 친구의 연인이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찾아가서 벨을 눌렀더니 소리도 없고 대답이 없다고 하더라. 경비실에 가서 물어보니 가족들이 다 이민을 떠났다고 했다. 너무 황당한 나머지 나를 찾아와 소주를 마시고 눈물을 보이더라. 그런데 난 곡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슬프기보단 정곡을 찌르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래서 ‘넌 울어라, 난 돌아서서 메모를 하겠노라’라고 해 곡을 썼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엔 배우 라미란이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을 열창해 화제를 모았다. 코믹한 퍼포먼스까지 더해져 중년들에게는 추억을 회상케 했고, 젊은 층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와 관련, 윤수일은 “반주가 ‘계란이요 계란~’이었는데 노래를 참 잘하더라. 나 같으면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재미있고 즐겁게 봤다. 그 액션이라던가 입으로 하는 표현 및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했다. 요즘 아이돌이 군무를 보여주는데, 라미란이 보여준 ‘목꺾기 춤’은 군무의 최초 작품이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윤수일은 앞으로 가수가 아닌 배우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윤수일은 “소싯적에는 잘생겼다는 말도 들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그 동안 작곡하느라 머리숱이 많이 빠져서 가발을 썼다. 조명을 받으면 더 반짝이기 때문에 가렸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과거엔 음악인은 음악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럽다. 그때는 거절했는데 40년이 된 지금 ‘락앤롤 할배’로 데뷔하게 됐다. 음악으로 중후년을 맞이하는 남자가 20대 초반의 음악을 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돼 좌절하고 있는 청년을 구해주는 스토리다. 그를 도와 그룹 활동을 하고 창작과 더불어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할배 역할이다. 근사해서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영화 ‘락앤롤 할배’는 이장희 감독이 진두 지휘하며 오는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다.
한편 윤수일은 오는 4월 24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6 윤수일밴드 40주년 콘서트’를 개최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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