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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천 최창환 기자] “이순신 장군처럼 12척의 배는 없지만, 나에겐 첼시 리와 모스비가 있다.”
부천 KEB하나은행과 춘천 우리은행의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열린 20실 부천실내체육관. 2패를 당해 궁지 몰린 박종천 KEB하나은행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무던히 애쓰는 눈치였다.
박종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이순신 장군처럼 12척의 배는 없지만, 나에겐 첼시 리와 모스비가 있다”라고 말했다. 첼시 리의 골밑장악력, 버니스 모스비의 화력만 더해지면 충분히 반격도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KEB하나은행이 벼랑 끝에서 탈출하기엔 양 팀의 전력 차가 컸다. 우리은행은 초반부터 골밑을 장악했고, 덕분에 3점슛까지 덩달아 살아났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고비마다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전반이 종료됐을 때 점수는 이미 18-37이었다. 기적이 일어나기 쉽지 않은 격차였고, 결국 KEB하나은행은 51-69로 패, 챔프전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종천 감독이 믿었던 첼시 리(15득점 9리바운드)와 모스비(14득점 10리바운드)는 후반 들어 번갈아가며 골밑을 공략했으나, 전세가 우리은행 쪽으로 기울어진 후였다.
챔프전 진출 자체는 2012년 창단 후 플레이오프조차 한 번도 못 오른 KEB하나은행에게 큰 성과다. 하지만 귀화혼혈선수 첼시 리의 가세로 사실상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효과를 누린 와중에도 우리은행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성과보다는 주어진 과제가 많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터.
박종천 감독은 경기종료 후 “2번 진 후 배수의 진을 쳤다. 1승에 목말랐지만,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 좋은 모습으로 대결하려 했지만, 부족한 것을 많이 느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종천 감독은 이어 “포인트가드, 클러치 슈터를 만들어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이 수비에 대한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 수비 없이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을 것”라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에서의 계약기간 2년도 끝났다. 박종천 감독은 “신진세력을 키워가면서 지난 시즌에 팀 색깔을 완전히 바꿨다. 팀에 빠른 농구를 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운이 없어 부상이 많았다. 지난 시즌에도 김정은, 엘리사 토마스가 부상을 입었다”라고 말했다.
박종천 감독은 이어 “하지만 첼시 리를 찾아내 리그에 평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좋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KEB하나은행이 만년꼴찌에서 벗어난 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박종천 감독은 KEB하나은행과 재계약한 이후 계획에 대해 묻자“신지현은 시즌 전에 팀에 합류하는 게 힘들 것 같다. 김정은도 결혼 후 신혼여행, 수술이 예정되어 있다. 다시 팀을 맡을 수 있다면, 지금 스타일로는 안 된다고 본다. 내가 추구했던 빠른 농구, 수비농구를 겸할 수 있는 선수 구성을 가져가야 한다 ”라며 변화를 암시했다.
[박종천 감독. 사진 = 부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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