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라운드 관리가 중요하다.
KBO는 정규시즌이 개막하자마자 홍역을 치렀다. 3일 잠실 LG-한화전 우천취소가 석연치 않다는 야구관계자들과 팬들의 지적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KBO는 4일 이례적으로 당시 취소 결정을 내린 김재박 경기감독관에게 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향후 우천취소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KBO리그는 매년 시즌 초반 우천취소 결정이 다소 성급하게 내려진 경우가 있었다. 한 야구관계자는 "올 시즌을 앞두고 KBO가 경기감독관들에게 우천취소를 쉽게 결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시즌 초반 성급하게 내린 우천취소경기가 시즌 막판 잔여일정 편성과 소화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천취소보다 중요한 그라운드 관리
KBO리그가 메이저리그에 비해 우천취소를 다소 성급하게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야구관계자들의 말도 일리는 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대체로 국내 야구장 그라운드 사정이 메이저리그 구장들보다 열악하다. 그런 점을 감안한 취소 결정도 있다"라고 했다.
대체로 국내 야구장의 잔디와 흙은 메이저리그보다 질이 좋지 않다. 배수시설도 열악하다. 비가 많이 내리면 물기가 그라운드 바깥으로 잘 빠지지 않을 때가 많다. 결국 경기시작 전 비가 그치더라도 이미 그라운드가 많이 젖었다면 선수보호차원에서 경기를 취소하는 게 옳은 결정일 때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천취소 여부는 KBO 규정에 따라 경기 전에는 경기감독관, 경기에 돌입하면 심판원들이 신중하게 결정하면 된다. 오히려 그 전에 구단들이 효율적인 그라운드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일부 구단들은 그라운드 관리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도 원활하지 않았다. 과거 인조잔디 구장이 많았던 이유도 천연잔디보다 물이 잘 빠지고 관리 비용이 덜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몇몇 제2 홈구장을 제외한 대부분 국내 야구장은 천연잔디 구장이다. 선수들이 인조잔디보다 부상 위험이 낮은 천연잔디를 선호한다. 최근에는 지자체도 구단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결국 그라운드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우천에 대비,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면 비가 애매하게 내린 상황에서 우천취소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진다.
▲NC의 철저한 준비
최근 구단들은 그라운드 관리에 많은 관심을 쏟는다. 잠실이 우천취소를 놓고 말이 많았던 3일, 창원에선 NC의 우천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자 일찌감치 대형방수포를 깔아 내야를 완벽히 보호했다.
올 시즌 NC는 창원마산구장의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천연잔디를 깔았다. 그러면서 그라운드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 대형 방수포 구입은 그 첫걸음. 구단 직원이 메이저리그 구단 견학을 통해 관리 시스템을 배워왔다. 그런 다음 국내 업체에 제작을 의뢰,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쓰는 것과 비슷한 재질의 방수포를 약 4분의 1가격에 구매했다.
방수포 크기는 가로, 세로 52m다. 내야를 완벽히 덮을 수 있고, 외야 일부마저 커버할 수 있다. NC 관계자에 따르면 외주업체 직원 10명을 고용, 방수포를 깔고 걷는 연습을 수 차례 했다. 실제 이날 아침부터 비가 내리자 3루 파울지역 구석에 놓여진 방수포를 신속하게 깔았다. 숙달된 연습을 통해 까는데 단 5분만 소요된다. 반면 방수포를 걷을 때는 빗물을 머금고 있어 무겁기 때문에 20분 정도 걸린다는 게 NC 관계자 설명이다.
또 하나. NC는 방수포를 빨리 걷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방수포의 모서리 3군데를 통해 공기를 주입하는 기계를 구매했다. 방수포와 그 밑에 깔린 천 사이에 공기를 넣어 방수포를 부풀어오르게 해 자연스럽게 물기를 그라운드에 털어내려는 목적이다. 실제 NC는 3일 오전 잠시 비가 그치자 방수포 밑에 공기를 넣어 물기 제거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다시 방수포를 내야에 밀착시켰다. NC의 우천시 그라운드 관리가 그만큼 인상적이었다. 다른 구단들이 참고할 만하다.
[창원마산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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