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 1경기 부진이다.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개선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두산 5선발 노경은은 7일 잠실 NC전서 시즌 첫 등판했다. 2⅔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6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최대한 끌고 가려고 했지만, 노경은은 조기 강판을 피하지 못했다.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으로 이어지는 두산 1~4선발은 리그 최상위 클래스다. 5선발만 제대로 받쳐주면 불펜 부하도 줄이면서, 섬세하고 효율적인 마운드 운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5선발 결정은 중요하다.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노경은과 좌완 허준혁을 놓고 고민하했다. 결국 시범경기 막판 노경은을 점 찍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과 투구내용만 보면 노경은이 허준혁보다 나을 게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노경은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방황했던 2년
노경은은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기며 두산을 대표하는 오른손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에는 좋지 않았다. 2014년에는 3승15패 평균자책점 9.03이었다. 2015년에는 1승4패4홀드 평균자책점 4.47.
2014년에는 선발로 출발했으나 끝없는 제구난조로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됐다. 지난해에는 일찌감치 마무리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턱 관절에 부상했다. 이후 개인사와 부진까지 겹쳐 시련을 겪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이곳 저곳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선발로 고정시키는 게 낫다"라고 했다. 그만큼 노경은에 대한 기대와 배려가 남다르다. 제구 난조라는 고질적인 약점을 갖고 있지만, 빠른 볼과 포크볼은 위력적이다. 슬라이더 등 다른 구질을 적절히 섞을 경우 선발로 버텨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불안한 출발
그러나 7일 첫 등판서는 기존의 약점을 고스란히 다시 노출했다. 직구 제구는 물론, 포크볼도 낙차가 커서 NC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에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노경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배합,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러나 이날 슬라이더 제구도 썩 좋지 않았다. 결국 NC 타자들은 노경은의 공을 최대한 기다렸고, 볼넷을 골라내거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손쉽게 안타로 연결했다.
김 감독은 자신이 내린 결정이 틀렸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B플랜을 내놓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한 번 믿음을 준 선수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면서 기량을 발휘하도록 유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일단 노경은에겐 후자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단 1경기 부진으로 노경은을 흔드는 건 좋지 않다. 노경은이 안정적인 5선발로 자리매김하는 게 두산 마운드 최고의 시나리오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고려, 선발 예비군을 준비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어느 팀도 선발투수 5명만으로 144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 두산은 허준혁, 이현호, 진야곱 등 선발과 롱릴리프가 가능한 요원이 즐비하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은 노경은을 강판시킨 뒤 허준혁을 기용했다. 그는 3⅓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했다.
[노경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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