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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갈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시의성 있는 소재와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같은 대사들 덕분이다.
지난 18일과 19일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 다뤘다. 조들호(박신양)를 돕고 있던 사채업자 배대수(박원상)의 친동생 배효진(송지인)이 일하던 유치원에서 부당 해고를 당했는데, 알고보니 내부고발자로 찍혀 아동 학대 선생으로 몰린 것은 물론, 유치원에서까지 쫓겨난 것이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조들호는 기꺼이 그녀의 변호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아동 학대 사건은 최근 전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대대적인 조사와 사법기관의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수많은 아빠 엄마들은 왠지 모를 죄책감마저 느껴야했다. 이런 점에서 '동네변호사'가 공감을 자아낸 가운데, 드라마는 좀 더 은밀한 부분까지 건드리고 있다. 아동 학대 사건으로 시작됐지만, 사실상 유치원의 부실 급식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8회에서는 전혀 다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통쾌한 대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조들호는 자신의 변론 차례가 됐음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판사가 "왜 변론을 하지 않느냐"고 다그쳤지만, 그의 침묵은 계속됐다. 그러다 뒤늦게 입을 뗀 조들호는 "내가 말을 안 하는 이유? 침묵을 하면 어떻게 되는 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침묵하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조들호는 이어 "아동학대사건이 아니고 쓰레기죽 사건인 걸 잘 아는 증인들에게 출석해 줄 것을 부탁했지만 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본 변호인, 이번 공판에서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라며 "우린 불과 얼마 전 침묵하면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호소하고 싶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소리쳤다.
이같은 조들호의 대사는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말은, 당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해경의 비리 등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다수를 향한 일침이었다. 이는 곧, 바뀌지 않은 것들로 인해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세상에 무관심한 이들도 언젠간 스스로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말이기도 하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무고한 살인 피의자, 임차인과 임대인의 갈등 등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재들을 차용했고, 위 대사 외에도 조들호를 통해 통쾌한 대사들을 연이어 선사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소재에 대사까지 놓칠 게 없는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월화극 동시간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포스터. 사진 = SM C&C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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