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마철이다. 두산 선발진에는 여유가 넘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6월 24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할 수 있다. 장원준과 니퍼트의 등판일을 며칠 뒤로 미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김태형 감독은 그날 경기 후 25일 인천 SK전 선발투수로 장원준 대신 안규영을 예고했다.
본래 지난달 25일은 장원준이 나설 차례였다. 18일 대구 삼성전 이후 일주일만의 등판이 예상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장원준을 29일 잠실 NC전으로 돌렸다. 직전 4경기 연속 110구 이상 던진 장원준을 무리시키고 싶지 않았다. 26일 인천 SK전도 21일 잠실 KT전에 나섰던 니퍼트가 다시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로테이션 순번에 의해 유희관을 19일 대구 삼성전 후 1주일만에 내세웠다.
▲안규영·고원준 가치
당시 김 감독은 2위 NC와의 중요한 3연전을 겨냥, 니퍼트~장원준~보우덴 로테이션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선발진을 좌-우-좌-우로 재구성하기 위한 조정이기도 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장원준을 보호하고, 니퍼트에게 충분히 휴식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물론 11일만에 나선 장원준은 지난달 29일 경기서 좋지 않았지만, 두산으로선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는 전략이었다.
결정적으로 당시 김 감독이 로테이션을 조정할 수 있었던 건 우완 롱릴리프 안규영과 고원준 덕분이다. 이들은 선발자원이지만, 팀 사정상 롱릴리프로 나선다. 두산 선발진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 만약 안규영과 고원준이 없었다면, 김 감독은 장원준에게 추가 휴식일을 부여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무에서 제대한 안규영의 가능성을 파악해뒀던 두산 코칭스태프의 사전 준비가 돋보인다. 롯데에서 영입한 고원준도 두산으로선 장기적으로 득이 되는 자원. 김 감독이 최근 로테이션을 조정할 때마다 안규영을 대안으로 꼽는 건 그만큼 스윙맨으로서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우덴도 등판일 미룬다
김 감독은 최근 대전에서 마이클 보우덴의 휴식일을 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우덴은 지난달 30일 잠실 NC전서 역대 최다투구 노히터(139구)가 됐다. 기록이 기록이니만큼 어쩔 수 없었지만, 현대야구에서 선발투수의 투구수로는 많았다.
보우덴의 정상 등판일과 상대는 6일 잠실 넥센전. 그러나 이날 보우덴이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일단 김 감독이 보우덴에게 휴식을 좀 더 부여하겠다고 선언했다. 결정적으로 기상청의 장맛비 예고(중부지방 목요일까지 비)를 감안하면 5~7일 넥센과의 홈 3연전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결국 두산으로선 굳이 로테이션을 조정하지 않고도 장맛비 덕분에 보우덴에게 충분한 휴식을 줄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2일 대전 한화전서 유희관을 내보냈다. 그리고 5일 잠실 넥센전에 5선발 허준혁을 예고했다. 우천취소로 2경기나 밀렸지만, 로테이션 순번을 조정하지 않고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허준혁 스케줄을 유지했다. 두산이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해도 로테이션 순서만 바꾸지 않으면 보우덴은 일주일을 쉬고 8일 잠실 KIA전에 나선다. 우천취소가 발생하면 그만큼 더 쉴 수 있다. 보우덴으로선 노히터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다음 등판에 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장맛비가 두산 선발로테이션 운영에 탄력을 더할 조짐이다. 기존 5인이 충분히 쉴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안규영과 고원준이 대기하고 있다. 좌완 스윙맨 진야곱, 이현호도 선발로 나설 수 있다. 선발자원이 많은 두산으로선 장마철에 개개인의 컨디션과 팀 스케줄에 따라 최적의 스케줄을 구축할 수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엄청난 장점이다.
설령 장맛비를 활용한 선발로테이션 순번 혹은 간격 조정이 실패로 돌아가도 큰 부담은 없다. 두산은 어차피 2위 NC에 6.5경기 앞선 단독선두다. 2~3연패 정도로 큰 데미지를 받지 않는 전력이다.
[보우덴(위), 안규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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