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두산 선발 4인방은 특별한 기록에 도전한다.
3점대 평균자책점 동반 달성이다. 8일 현재 더스틴 니퍼트(3.31, 2위), 마이클 보우덴(3.34, 3위), 장원준(3.36, 5위), 유희관(3.59, 9위)이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면서 톱10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들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평균자책점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한 팀에서 투수 4명 이상이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투수 분업화가 이뤄진 21세기 기록만 살펴보면 2002년 두산(박명환 3.44, 구자운 3.79, 게리 레스 3.87, 이상훈 3.91), 2006년 삼성(제이미 브라운 2.68, 배영수 2.92, 팀 하리칼라 3.33, 전병호 3.90, 임동규 3.91), 2006년 롯데(손민한 2.78, 이상목 3.25, 장원준 3.61, 염종석 3.72), 2006년 한화(류현진 2.23, 문동환 3.05, 송진우 3.60, 정민철 3.93) 2012년 KIA(서재응 2.59, 김진우 2.90, 윤석민 3.12, 헨리 소사 3.54, 앤서니 르루 3.83) 정도다. 최근에는 타고투저로 더더욱 쉽지 않다.
두산은 올해 14년만에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4인방 배출에 도전한다. 2002년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에는 팀 성적도 좋다. 3점대 평균자책점 4인방이 팀 선두질주에 실질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긍정적인 조건들
3점대 평균자책점 4인방이 3점대 혹은 그 이하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팀 상황이 좋다. 현재 두산은 선발투수들이 절대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시즌 도중 고원준과 안규영이 예비 선발로 가세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미 1~2차례 두 사람을 활용, 기존 4인방의 등판 간격을 적절히 늘렸다. 장원준이 4차례 연속 110구 이상 던졌을 때가 대표적이다. 보우덴의 경우 8일 잠실 KIA전서 8일만에 등판한다. 우천취소 경기로 자연스럽게 밀렸지만, 김 감독은 취소경기가 없었다고 해도 안규영이나 고원준을 활용, 보우덴의 등판 간격에 여유를 주려고 했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선발투수가 가끔 로테이션을 건너 뛰거나 며칠 뒤로 미루면 체력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정상적으로 운동을 소화하지만, 실전 마운드에 오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체력적으로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장기레이스를 감안하면, 이런 부분은 선발 4인방으로선 이점이다. 시즌 막판까지 좋은 컨디션 속에서 등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자연히 100% 실력을 발휘, 3점대 평균자책점 유지 확률이 높아진다.
이밖에 기본적으로 갖춰진 두산의 탄탄한 내, 외야 수비력도 선발 4인방에게 큰 힘이 된다. 위기 상황에서 야수들의 호수비 1~2개는 1~2점을 막는 효과가 있다. 즉, 두산의 탄탄한 수비력이 선발 4인방의 평균자책점 관리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불안요소
그래도 타고투저 시대에 3점대 평균자책점 유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관건은 스테미너 유지와 컨디션 관리다. 벤치에서 등판 간격을 조정하고, 수비수들이 적절히 도움을 준다고 해도 투수 본인의 스태미너가 떨어지고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대량 실점을 할 확률은 그만큼 커진다. KBO리그 특급타자들은 특급투수들의 빈 틈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4~5실점 이상 2~3차례만 해도 평균자책점은 팍팍 올라간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건 그렇게 쉽지 않다.
이밖에 선두다툼이 시즌 막판 빡빡하게 진행될 경우 선발 4인방의 심리적 압박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 여전히 양적으로 풍부하지 않은 불펜 필승계투조의 약점 때문에 선발 4인방의 이닝 부담이 시즌 막판에도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은 그들의 꾸준한 활약을 흔들 수 있는 요소다.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이 후반기에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할까. 두산이 또 하나의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위에서부터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과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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