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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뷰티풀 마인드’가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극본 김태희 연출 모완일 이재훈)가 지난 2일 1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뷰티풀 마인드’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의사 이영오가 보통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그렸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
의학 드라마라는 탈을 썼지만 정작 로맨스가 주가 되는 여느 드라마들과 달랐다는 점도 주목할 만했다.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향유하는 로맨틱 코미디보다 시청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이에 일각에서는 ‘뷰티풀 마인드’가 장르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케이블에서 방영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랬다면 ‘뷰티풀 마인드’가 장르적 특성을 더 지켜내고, 조기종영이라는 가혹한 처사를 당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 연장선상에서 KBS가 공영방송임에도 시청률에 좌지우지돼 조기종영을 결정했다며 비난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뷰티풀 마인드’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오진된 이영오(장혁)을 둘러싼 이야기들로 진짜 괴물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끔 했다. 이영오는 다른 사람들에게 ‘괴물’로 불렸던 인물. 하지만 정작 괴물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 불합리한 세상이었다. ‘뷰티풀 마인드’는 현실 속 감춰져 있던 괴물들을 표면으로 드러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 간호사들의 임신 순번제, 막무가내 구조조정이 불러올 수 있는 폐단, 생활고 때문에 결국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녹여내고, 그 이면에 있는 진짜 괴물에 대해 곱씹게 했다.
하지만 ‘뷰티풀 마인드’는 이 모든 이야기를 조용히, 시청자 혼자 스스로 되짚어 볼 수 있게 했다. 시청자들에게 강요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여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재미를 더했다. 때문에 착한 드라마, 웰메이드 드라마로 불렸지만 호평이 당초 예정된 16회를 보장해주지는 못했다. 시청률 때문에 소수의 시청자들은 자신들이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권리를 빼앗겼고, 한주 빨리 ‘뷰티풀 마인드’와 이별할 수밖에 없었다.
[‘뷰티풀 마인드’ 포스터. 사진 = 래몽래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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