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이승엽 선배요? 너무 떨려서 의식할 새도 없었죠.”
제대한 지 하루 만에 가장 긴박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 ‘대선배’ 이승엽(삼성)을 상대한 홍상삼(두산 베어스)의 소감이다. 홍상삼은 지난 3일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그날 7-5로 앞선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세이브를 신고했다. 강렬한 복귀전이었다.
6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만난 홍상삼은 “계속 떨려서 내가 뭘 하고 내려왔는지도 모르겠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일 뿐이다”라고 그 때의 생생한 떨림을 전했다. 한일 통산 600호 홈런에 2개를 남겨둔 이승엽을 첫 타자로 맞이했지만 그는 그러한 기록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홍상삼은 “이승엽 선배를 상대로 초구를 던진 뒤 바로 전광판을 확인했는데, 원하는 구속이 나와 자신감이 생겼었다. 사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구속도 함께 나오지 않는데, 그날은 내 구속이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두산에 입대한 홍상삼은 데뷔 시즌인 2009년 9승을 따내며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2012년과 2013년에는 불펜에서 필승조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2012년 기록은 53경기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1.93. 이후 2014시즌을 마치고 군에 입대했다. 지난해 4월에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홍상삼은 “유승안 감독님이 야구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야구를 잠시 내려놓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기존의 잡생각들이 없어졌다”라고 경찰청에서의 시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실 던질 때 힘을 많이 쓰면 포수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 부분이 많이 개선면서 제구까지 함께 잡혔다. 포수를 보면서 던지려고 일부러 의식한 부분이 주효했다”라고 나아진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소속팀 두산은 현재 2위 NC에 6.5경기 앞선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정재훈의 부상, 마무리 이현승의 부진으로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상삼은 이에 대해 “불펜이 많이 힘든 시기다. 다른 선수들이 체력을 비축할 수 있도록 내가 더욱 많이 던지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홍상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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